'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머야'를 듣다가

인식과 추론(140~143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40~143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일기: 모노크롬의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를 듣다가,

음악에 관한 한 온전한 기록비평을 할 수 없다. 그저 신해철(모노크롬)의 노래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에서 얻은 영감에 관해 음악의 곁다리로 스치듯 말할 수 있는 것을 말했다. 그래도 선율의 위치를 재생 시간을 통해 기술하고, 구체적인 느낌을 보고 관찰하듯 말하면서 의도를 전달하려고도 했는데, 쉽지 않았고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이것은 기록비평을 하고 싶으나 끝내 음악학적으로 그의 노래를 해석하여 비평할 수 없는 한계를 다른 방식으로 에둘렀을 뿐이다. 결코 기록비평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저 주변에서 인문학적 놀이를 했다. 때로는 즐기고 때로는 진지해졌다. 그러니 이것은 진지한 평가의 차원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시민기자의 관점에서 쓰인 것조차 결국에는 시민예술가로서 에세이를 창작하였다. 오로지 중심 소재로는 단 한 곡만을 두었다.

나는 이 노래를 몇 번이고 듣고 몇 번이고 상상하며 얼마나 많은 의미 있는 이야기를 생산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시민지성의 여러 태도를 활용하여 다양한 분야를 끌어들여보자. (생략)






◑ 한눈팔기: 모노크롬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를 들리는 대로 서술(1), 1절만

1) 0:00~0:12

도입부. 음색을 전체보다 가볍게 가져간다. 시작이기 때문에 이것에서 서서히 확산, 강화되는 기능을 한다. 처음부터 세게 잡을 수는 없다. 드럼 음색이 전체를 지배한다. 이때 전자음과 뒤섞은 목소리로 영어 가사를 읊조리며 곧 시작함을 암시한다. 목소리로 또 하나의 장식적 강세점 역할을 한다. (장식적 강세점은 듣는 이에 따라 다르고, 작곡가가 의도한 지점이 다를 수 있다. 또한 대체로 합의할 만한 강세점이 있기도 할 것이다.)

2) 0:13~0:29

“사는 대로 사네. 가는 대로 사네”로 반복되는 부분이다. 나는 이 부분을 전체 음색의 기준선을 긋는다고 본다. 전체 음색의 중간치쯤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이 곡에서는 이 기준선을 중심에 두고 음색의 힘이 더 들어가거나 빠진다. 또한 목소리는 가사를 날카롭게 긁는 방식을 써서 엇비슷한 무게의 다른 부분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여기서 ‘찌리짜리’ 효과음도 제시된다.

3) 0:30~0:31

역시 장식적 강세점처럼 목소리가 영어 가사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4) 0:33~0:50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라는 제목과도 같은 가사이며 전체의 가사를 지배하는 주 가사가 등장한다. 여기서 ‘찌리짜리’ 효과음도 제시된다. 가장 평탄한 음색과 진행이 보인다. 2)번 악절(?)과 비교할 때 목소리의 힘을 더 뺀다. 전자오락적인 ‘삐오빠바’ 효과음이 본격적으로 튀어나올 채비를 한다. 그것을 베이스 기타(?)가 만져준다.

5) 0:51~1:10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에서 가사의 일정 부분인 “진짜로” 등이 에코 효과를 낸다. 진행하려는 가사를 계속 뒤덮으면서 변화를 준다. 전자오락적인 ‘삐오빠바’ 효과음이 이 부분을 강렬하게 채색하며, 전체 곡에서 장식적 강세점 역할을 하고 있다.

6) 1:11~1:29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특별한 효과를 주는 방식으로 곡을 꾸미기보다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서서히 음색을 무겁게 놓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드라이브할 때 탄력을 받아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라고 해야겠다. 차나 운전자나 이제 자연스럽게 뻥 뚫린 1차선을 질주한다. 110킬로미터를 넘기기 시작했다.

7) 1:30~1:48

“그 나이를 퍼먹도록 그것 하나 몰라”가 나온다. 6)번에서 연결되는 모든 특성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그 앞에서 제시되었던 장식적 강세점이나 에코 효과, 드럼 음색 등이 이 부분을 지배하지 않는 선에서 철저히 6)번의 특성을 중심으로 섞여 들고 있다. 굳이 그것이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기 힘들다. 비빔밥이되 고추장의 비중이 아주 크다. 속도는 110킬로미터를 평균 속도로 유지하고 있다.


8) 1:49~2:19

“이것 아니면 죽음 이것 아니면 끝장,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로 가사와 함께 목소리가 폭발한다. 여기서도 기존 장식적 강세점, 에코 효과, 드럼 음색 등이 더 밀착해서 곡 전체의 음색을 다채롭게 한다. 단 7)번 특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속도는 120킬로미터를 넘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1절은 마치 이 곳으로 귀결하기 위해서 온 듯하다. 1절의 전체 특성은 곡의 개괄적 특성과도 통하게 ‘덜 엄밀하게’ 점층적이다. 여기서 목소리를 내지르고 가사에서도 극단적인 내용을 들이밀면서 제목을 환기한다. 한 문단의 마침표 역할을 해준다.

덧붙여 이 부분 선율은 이미 수없이 제시되었다. 그러므로 그것에 무게중심과 선율을 어떻게 꾸미는가 하는 점으로 ‘결정적 선율’을 마련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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