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감평 에세이를 쓴다는 것은,

인식과 추론(144~146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44~146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한눈팔기: 음악 감평 에세이를 쓴다는 것은,

음악 감평 에세이를 감상자로서 그 위치에 주눅 들지 않고도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마도 가장 어려운 작업일 것이다. 이유인즉

첫째, 예술은 근원적으로 우리가 형언하기 힘든 무형의 세계를 다룬다. 그러므로 그것을 핍진하게 서술해낼 수 있다는 자체로 이미 대단하다. 물론 이것은 감상의 영역에서 가벼운 에세이로 지금도 많이 쓰인다. 더 나아갈 수 있을까?

둘째, 음악은 기본적으로 언어로 풀어내기에 매우 어렵다. 추상 예술인 음악을 언어로 묘사하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고난도의 작업이다. 그래서 차라리 언어의 세계로 음악을 가져다 놓아 경험적 세계를 풀어내어 음악을 빗댄다. 인상 비평으로도 한계가 있는데, 그만큼 음악을 정확히 묘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해 보인다.

셋째, 음악학으로 기술적인 면을 쓰는 것은 전문가의 고난도 영역이다. 성벽과도 같다. 어쩌면 물리학 문외한이 물리학을 서술하려는 것과도 같다. 물론 물리학과 달리 음악학을 모르더라도 음악을 듣고 느낄 수 있다. 매우 다행스럽다.






◑ 삼천포로 빠지기: 음악을 쓰려고 하면서 (2012년 기준)

음악을 언어로 치환하고, 그것을 독자에게 보여주려 할 때 가장 난감하다. 이때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음악학 전문가와 공저나 인터뷰 형식을 취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있다. 이 경우 음악적으로 정확한 인식을 제공받고 거기서부터 인문학적 상상력을 펼쳐갈 수 있다. 설령 음악학적인 부분을 건드리더라도 ‘현상적으로 들리는 것’과 ‘음악학적인 진실’ 사이에 간극을 설명하며 여러 의미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음악사적인 부분에서 음악사학자나 칼럼니스트들과 연계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인문학적인 면이 있어 오타쿠가 대개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연구 성과를 집약할 때까지 들인 시간과 권위라는 지점에서 협조 체제를 이루는 것이겠다.

둘째는, 철저하게 현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되도록 그것을 자기 언어로 풀어쓰면서 되도록 들리는 대로 실체에 다가가는 방식이다. 이때 얼마큼 핍진하게 들었는지 그동안 얼마나 관록 있었는지 하는 데 따라 그 밀도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독자에게는 비교적 쉽게 접근하는 만큼 전문가에게도 설득력이 있는가 하는 부분이 관건이다. 흔하게 인식할 만한 지점을 건드린다면 그냥 별 다를 바 없는 부분을, 심지어 전문적이지도 않고 정보성도 떨어지는 글 모양새로 남게 된다. 그래서 다른 분야를 끌어오는 방식으로 그 약점의 보완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음악현상적인 면으로 음악을 서술하려 한다면 미처 생각지 않은 지점들을 건드려야 하겠다.


물론 이것은 쉽지 않다. 음악을 설명한다는 자체도 쉽지 않으므로.

이 부분에서 많은 음악 비평 종사자들이 독자의 한계나 음악장르의 특성상 글 표현의 한계, 혹은 마니아에서 변모하여 기실 음악학적인 접근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오타쿠의 특성을 지닌다. 몇몇 록 칼럼니스트나 재즈비평가가 음악학적인 접근으로 전문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안다. 나는 그런 책을 좋아했다. 참고할 만한 것이 있으니까.

어쨌든 내 입장에서 음악학적인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지점에서 출발해 여러 장르를 인문학적으로 끌어들이거나, 음악을 그냥 가지고 놀거나, 음악현상적인 면과 같이 제한된 조건을 설정하고 그 좁은 지점에 미친 듯이 몰입하여 무엇을 생산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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