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과 추론(153~154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53~154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생각 노트: 연역, 귀납 그리고 유비 추론
연역법은 닫혀 있지만 정밀한 논리 추론 방식이다. 대전제 소전제를 통하여 그 명제가 맞는다면 그 결과값도 참이라는 것인데, 이러한 가정법의 전제와 결과 추론 방식을 일반적인 글에서는 전면적으로 쓰지는 않는다. 그것만 가지고는 이야기가 너무 팍팍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례를 많이 들면서 귀납적 환기를 한다.
연역법을 전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수학일 것이다. 수학의 공리를 활용한 증명은 그러한 닫혀 있고 정밀한 표본일 것이다. 또 철학에서 매우 짧게 쓴다면 이러한 논리만을 정밀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엄밀하게 적용한다면 해당 분야 미래의 일을 적용할 때도 쓸 만하고, 안락의자 탐정이 인간의 심리라는 전제에 따른 인간 행동을 추론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아인슈타인의 이론물리학처럼 가설도 정교하게 수학적인 개념을 도입하여 풀어낸다면, 이를 실험으로 증명하려는 귀납적 시도로 확장될 때 매우 중요한 예견을 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 이러한 엄밀한 적용은 매우 어렵고, 조금만 여유를 두고 느슨함에 합의한다면, 비판적 추론으로 나아갈 수 있고, 조금 더 나아가 비판적 상상까지 하며 탄력적이고 저돌적인 구상도 해볼 수 있다. 그것이 엄밀함에서 조금 비껴났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합의한다면 여러 가정의 하나로 각각의 시나리오를 짜는 원료를 얻는 데에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귀납적으로 자료를 보태어 비판적 추론이라는 사고의 힘을 얻으면 뜻밖에 괜찮은 결과물로 드러나기도 한다. <국화와 칼>이라든지 <호모 루덴스>는 그와 같은 탐험가형의 글쓰기를 시도한 경우일 것이다.
하지만 학술적으로는 위험한 모험이고,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과학적 가치를 얻기는 어려울 수 있다. 보통 귀납으로 새로운 사실에 대한 개괄적인 직관을 얻고, 이로부터 가설을 추론한 후, 그것으로부터 추론된 예상값을 실험으로 증명해낼 때 과학으로 높은 가치를 얻는다. 즉 귀납법은 정해지지 않은 현상에서 진리를 찾는 데에 유용하고 이걸 정련화해 주며 닫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연역법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한 번 검증하는 것은 귀납법의 흔적이다. 이렇게 완성된 식이 되었을 때 거기로부터 시작되는 비판적 추론은 매우 정확할 것이다. 과학의 값이 인문학에서 적당히 추론하는 예상값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정확한 이유겠다.
그런데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통하여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정보값을 처리함으로써 상관관계 그 자체가 점점 인과관계를 띠게 된다. 더는 굳이 가설을 통한 검증을 할 필요 없이 정확한 결과값이 가능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출구 조사를 통하여 짧은 시간에 후보자의 당락을 예상하고 그 결과값이 점점 더 정확해지는 것을 들 수 있다.
물론 이는 훗날 AI의 영역이다. 그 방대한 자료를 일일이 책에 적을 수는 없다. 어쩌면 AI가 처리한 뒤 그 요약본만을 받아보게 되는 것이고, 거기서 더 추린 것을 독자가 보게 된다. 가설도 없어지는 시대라면 우리는 AI의 직관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정확히 말하면 직관이라기보다는 수집과 분석, 또는 연산이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