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역, 귀납 그리고 유비 추론 #2

인식과 추론(155~156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55~156프레임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귀납의 대가라 할 만한 빅데이터의 귀재도 유비추리의 그늘에서 온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방대’하며 ‘정교'하다는 두 가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를 위해서 결국엔 유비추리가 덧붙는다. 단순히 자료를 분석하는 것에 머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 자료값에 연결된 사람만을 따라가 그의 취향을 알려준다면 귀납법이요, 그것에 맞춰 그가 듣고자 하는 음악을 추론한다면 연역일 것이지만, 그의 성질을 통하여 그런 유사한 존재들이 지니는 취향을 분석하여 나름대로 예상값을 도출한다면 유비추리의 흔적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다고 해야겠다.

유비추리의 경우엔 연역법에서 귀납법으로 나아가는 매개물이라고 해야 할까? 유비추리는 매우 유용하지만 부정확하다. 그래서 미래와 미지를 가늠하는 저돌적이고 무모한 추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쩌면 조금만 방심해도 비판적 추론에서 바로 모험적 상상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예를 들어 서유럽에서 15세기에 있었던 사건을 지금의 대한민국에 새로운 제도를 세우는 근거로 든다면 꽤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보다는 지금의 선진 유럽을 드는 편이 좋다. 조금 더 가까워진다. 우리와 비슷한 문화권의 일본을 예로 든다면 더더욱 그럴 듯하게 들릴 것이다.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엄밀히 보면 그들만의 일이다. 그것을 우리에게 적용했을 때 어찌될지는 적용해 봐야 한다. 아무리 검토해도 결국 도입하는 주체에겐 처음 있는 일이다. 이것이 연역과 다르다. 유비추리로 ‘그들의 어떠한 비슷한 속성 덕분에 결과도 유사하다고 가정한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은 것이고 그렇게 비판적 추론(혹은 상상)은 시작되는데, 이때 연역은 다른 층위로 확장되면서 조금 덜 엄밀해지지만 그만큼 더 많은 걸 검토할 여지가 생긴다.


정확성을 버리는 대신 풍부해지는 셈이다. 그럼으로써 연역은 유비를 통하여 귀납과 만난다. 우리에게 그 사례가 없더라도 다른 시대와 공간에서 그 사례를 찾아내면 되기 때문이다. 불가능해 보이던 일이 조금은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유비추리는 아마추어같지만 희망을 품은 논리이기도 하다. 이 논리가 없었다면 법학과 역사학은 불가능했다.

다만 이 논리는 과학과 같은 엄밀한 분야에서는 적용하기 까다롭다. 물론 불가능한 건 아니다. 우리의 생명 원리를 고려하여 외계행성에서도 물을 찾으려 하는 것은 연역이라고도 할 수 있고, 유비추리라고도 할 수 있다. ‘생명 작동의 원리를 더 찾을 수 없으므로 우리 인간과 지구의 생명 작동 원리와 같다고 가정한다면’이라는 전제가 붙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아닐 수 없지만, 외계의 생명은 우리와 다른 원리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추론에는 유비적 성격이 담겨 있다.

그럼에도 이 정도면 상당히 단정하고 엄밀한 편이다. 다중우주를 거론할 때 우리와 전혀 다른 물리 법칙을 따르는 경우를 당연하게 상정하듯이, 우리우주에서 실제로 다른 법칙을 따를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물리 법칙을 일관되다는 전제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과학자라면 당연히 그 법칙에 따라 생명의 근원이 물을 찾아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역인 듯, 유비인 듯한 추리라고 했다.

과학에서 부정확하고 논란이 되는 유비추리가 큰 영향력을 지닌 경우도 있긴 하다. 동물실험의 경우엔 명백한 유리추리를 바탕으로 했다고 할 수 있다. 임상실험을 위해 쥐를 쓰지만 그것에 보이는 영향이 과연 인간에게 똑같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달라도 너무 다른 층위의 종이기 때문이다. 돼지의 경우엔 유사한 면이 많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온전히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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