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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l 14. 2024

환원하다, 환원되다 / 분해하다, 분해되다

사동형은 어려워

분해자는 유기물을 분해하여 다시 무기물로 환원시킨다. 이와 같이 생태계 내에서 물질은 순환된다.  


이것을 문법검사기에 넣어보면 오류가 없는 것으로 통과된다.  

첫 번째 문장인     


분해자는 유기물을 분해하여 다시 무기물로 환원시킨다.  

    

이 지점에서      


분해자는 유기물을 분해하여 다시 무기물로 환원한다.     


‘환원시킨다’를 ‘환원한다’로 바꾸어도 문제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표제어 기본형으로 ‘환원되다, 환원하다’ 모두 자동사 형태로 등록되어 있다.      


유기물이 환원되다 / 유기물이 (~로) 환원되다
유기물이 환원하다      


모두 맞다. 그러니 타동 형식으로 전환해도 그리 된다.

     

유기물을 환원하다 / 유기물을 (~로) 환원하다
유기물을 환원시킨다    

 

자주 언급했던 ‘숙성하다, 숙성되다’와 비슷한 사례다.

여기서 이것저것 더 바꾸어 본다. 그랬더니     


- 분해자는 유기물을 분해시켜 다시 무기물로 환원시킨다.

    

이 지점에서 ‘분해시켜’는 검사기에 걸리고 만다. 그도 그럴 것이     


유기물이 분해되다     


라고 하면 적절하지만      


유기물이 분해하다     


라고 하면 유기물이 막 무언가를 컴퓨터 부품을 분해할 것 같다. 또는 막 그게 잘 안 되어서 돈이 아까워서 분해 할 것 같다.

결국     


유기물이 분해되다
유기물을 분해하다 / 유기물을 (~으로) 분해하다     


이 정도가 적절하게 보인다.      


- 이와 같이 생태계 내에서 물질은 순환된다.      


해본 김에 두 번째 문장도 고쳐본다.     


- 이와 같이 생태계 내에서 물질은 순환한다.     

 

역시 검사에 오류 없이 통과된다. ‘순환되다, 순환하다’ 둘 다 표제어로 등록되어 있다.     


물질이 순환되다
물질이 순환하다     


모두 적절하다. 그렇다면     


물질을 순환하다
물질을 순환시키다     


모두 적절할 듯하다. 역시 문법 검사기에서 통과된다.



이때 ‘~시키다’가 어색하다면 ‘~하게 하다’로 우회하기도 한다. 물론 최근 경향을 보면 ‘~하게 하다’라고 우회할 것도 축약해서 ‘~시키다’로 묶을 때가 많다. 어쩌면 ‘사동의 강조’라는 어감이 세분화되는 과정에 있다고도 하겠다.    

       

교사는 학생의 수학 성적을 향상시켰다.     


학생이 교사의 지도에 따라 동기 부여를 받아서 엄청나게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면     


교사는 학생이 수학 성적을 향상하게 (지도)했다. (어쨌든 많은 학생이 성적을 못 올렸지만, 그 학생은 엄청 착실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렸다. 학생 니가 짱!)     


그러나 너무 게으른 학생이라 일타 강사가 거의 족집게 과외 식으로 문제를 달달 외우게 해서, 간신히 성적을 올리게 거의 압도적인 공헌을 했다면     


교사는 학생의 수학 성적을 향상시켰다. (그 교사 아니었으면 학생 너는 절대로 성적 못 올렸을 거다.)     


이라고 못맞춤법 놀이에서는 세분화할 때도 있다. 물론 현행 문법에서 이런 차이를 두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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