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과 놀이의 관점에서 ‘상호 반응’과 ‘제한된 규칙’

스타일 Part1 (39~46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1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48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39~46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인터뷰: 과정과 놀이의 관점에서 ‘상호 반응’과 ‘제한된 규칙’


“놀이글이요? 그게 뭔가요? 상호 반응하는 글이라고도 하던데요? 그렇게 생각하나요? 연습 차원에서 쓰는 글일까요? 엇비슷한 이야기나 같은 줄거리로 이미지와 내용의 관계성을 훈련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더라고요.”






“놀이글이요? 글쎄요, 저는 2차 창작 쪽에 더 무게감을 두기는 했어요. 상호 반응의 요소를 아예 외면하지는 않았지만, 굳이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버릇을 탐탁지 않게 여겼거든요. 그런데 달리 보면, 2차 창작 자체는 줄거리나 기존 이야기를 재가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미지뿐 아니라, 이야기에서도 의존적인 면이 있었죠. 그래서 이야기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이미지와 연결하는 것만큼이나 여전히 훈련의 성격이 강했어요.

변용하고 그것을 확장하여 틈새의 의미를 찾아내는 훈련이라고 해야 할까요? 심지어 꼭 이미지를 쓰지 않고도, 그러니까 광의의 놀이글이라고 해야 할까요, 문학 치료에서도 쓰인다는데, 기존 문학 텍스트를 재배치하거나 인터뷰나 기사글을 그대로 유지하며 잘라서는 세밀하게 재배치하는 변용글 놀이도 하기는 했죠. 그러다 보면 새로운 시를 쓴 것 같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광의의 놀이글이요?


“네, 광의의 놀이글이요. 기존대로 상호 반응하는 식으로 예상치 못한 이미지를 충돌시키듯 붙이면서 새로운 효과를 드러내고자 하는 경우, 앞서도 언급한 협의의 놀이글로서 팬질이지만, 사실 놀이글의 개념은 넓으니까요. 그중 몇몇만을 염두에 둔 것이죠.”






“협의의 놀이글은 그냥 우리끼리는 ‘연예인 이미지를 활용하여 콜라주 기법을 적용한 팬질글’이라고 하는 것이고요. 꼭 그것 말고도 ‘과정과 놀이’의 관점에서 글쓰기 스타일을 적용했을 때 포괄적으로 모두 광의의 놀이글 영역에 해당하죠. 그런 것 중에는 삼행시도 있어요. 변용글 스타일도 그런 것이고요. 끝말잇기, 지식놀이 등등 외적 스타일이든 내적 스타일이든 놀이글과 연결되는 경우라면 광의의 놀이글로 보는 거죠.”


“예전에는 B급 소설을 엉뚱한 발상으로 쓰는 경우도 놀이글이라고 하기도 했는데, 상상력의 결에서 놀이적 유희성이 있다고 본 것이죠. 다만 과정과 놀이의 관점에서 보면, 이 경우는 기존의 소설로 보아야겠죠. 어쩄든 결과물로서 작품을 완성하려던 것이니까요.”






“과정과 놀이의 관점이라고 하면 어떤 것을 의미하죠? 예술 창작에도 모두 과정이 있기 마련이고, 놀이적인 유희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거든요.”


“맞아요.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죠. 다만 우리끼리는 아직 예술성으로 나아가기 전의 그 속성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해야 할 거예요. 예술은 예술 작품을 보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지만, 놀이를 할 경우, 그 결과물보다는 노는 과정 자체에 더 의미가 있잖아요. 놀이는 하고 싶을 때 하고, 끝내고 싶을 때 끝내죠. 거기에 정해진 끝은 없고 엄마가 밥 먹으러 들어오라고 하면, 갑자기 끝나죠. 그리고 처음부터 하든 전날 했던 데부터 하든 정하기 나름이고요. 임의적인 데서 시작하고 임의적인 데서 끝내는 놀이가 참 많죠. 했던 놀이를 습관처럼 반복할 수도 있고, 색다르게 시도하기도 하죠. 거기엔 별 의미가 없어요. 그냥 그날 상호 합의 하에 그러는 거죠.

물론 놀이글의 창작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예술적 결과물 비슷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결과와 예술의 관점에서 그 완성도와 의미를 외면할 순 없겠지만, 저희는 그보다는 과정과 놀이적 속성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그 접근법을 더 고민했었죠. 사실 처음에는 막연했고, 그냥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지 않을까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어요.”






“사실 재즈에서 과정과 놀이의 속성이 강했던 임프로비제이션도 녹음해서 앨범으로 발표하고 나면, 그것이 약속된 연주인지, 즉석에서 어느 정도로 즉흥적으로 뽑아낸 연주인지 알 길이 없죠. 그건 그냥 진술로 알게 되는 것이지, 앨범으로만 들어서는 눈치 채기 어려울 정도로 숙련된 경우가 많거든요. 이미 어느 정도 구상한 악구를 연주하거나 코드 진행에서 나름대로 규칙이 있어서 그 공식에 상대의 코드를 넣었을 때 버릇처럼 그 패턴을 변용하는 방식일 때 그 즉흥의 정도는 쉽게 알아차릴 만한 것은 아니거든요. 그럴 때 과연 과정과 놀이의 관점으로 그것을 바라본다는 게 무슨 의미일지 모호하기도 했죠.

놀이글에서도 그렇죠.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팬질을 하려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따서 썼죠. 그 김에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던 거고요. 그리스 신화와 같은 이야기로 말이죠. 상호 반응을 통한 즉흥성을 강조했던 건데, 이건 그냥 자연발생적이었죠. 미처 의식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울리포 프레소에서 그랬듯이 제한된 규칙을 정하기 시작했어요. 어차피 즉흥적인 상호 반응으로 연예인이 제시한 이미지라고 해보았자, 수가 제한되어 있고 그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일상적 이미지가 제가 선택한 이야기 결에 딱 맞을 리 없었죠. 그런 점에서 이미 서사를 위해 무한한 상상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지의 아귀를 맞추어야 한다는 점에서 제한된 규칙성이란 요소가 파생할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즉흥적 상호 반응 팬질 놀이다 보니 2차 창작 쪽으로 발달했고요. 빠르고 쉽게 창작하는 쪽을 택한 것이죠. 그게 놀이기도 하니까요.”


“이러한 요소들이 과정과 놀이의 속성을 선명하게 하는 주요 특징인 것 같아요. 상호 반응, 즉 상호성에 속하는 것으로는 인터플레이, 삼행시 운자 받기, 집단 창작 등이 있어요. 백일장 놀이에서 약속된 단어를 포함하는 규칙도 포함할 수 있고요. 개인 간에 이러한 규칙이 있다면 더더욱 상호 반응성이 강화되죠.

사실 상호 반응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제한된 규칙의 특징이 추출된 것으로 봐요. 상호 반응 자체에도 이러한 규칙이 있는 것이겠지만, 이 특징을 분리해 내고 본격적으로 제한된 규칙만으로 한정한 경우에는 말이죠. 그런 사례로는 앞서도 거론한 2차 창작이 있겠죠. 또 백일장 놀이에서 약속된 단어를 포함하는 규칙, 연상글에서 마지막을 급작스럽게 끝내는 신호, 그리고 변용글 창작 방식이 있겠죠. 연예인의 이미지가 꼭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또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한 장 정도로 제한해서, 상호 반응뿐 아니라 말 그대로 사진의 내용을 보이는 대로 진술하면서 시적 산문의 효과를 노리려는 경우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원피스로 부르죠. 놀이글을 최소 단위지만, 이미지를 한 개나 거의 똑같은 이미지 2~4개 정도로 최소화해 쓴다는 점에서 놀이글만큼 결을 맞추는 규칙에 얽매일 필요는 없어요. 대신 그 이미지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가급적 보이는 대로 기계적으로 진술하는 방식을 취할 때가 많죠. 때로는 적극적으로 상상을 확장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상상으로 이미지의 의미를 확장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보이는 내용을 진술한다는 점에서 규칙이 제한되는 셈이고요. 상호 반응성은 그만큼 줄어들죠.”


“삼행시 릴레이도 그래요. 그냥 릴레이라는 기법을 각 외적 스타일에 적용해도 제한된 규칙성이 생기죠. 특별한 건 아니고, 처음에 운자를 정해 삼행시를 창작하고는 제목을 정하죠. 그런 다음에 다시 그 제목을 운자로 삼아 릴레이 창작을 하는 거죠. 상호 반응성에만 기대지 않고 내부의 규칙으로 움직이게 하는 셈이죠. 릴레이 규칙은 정하기 나름일 거예요. 하나의 운자를 떼고 나면 그 운자로만 창작해보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일정한 편수까지 제목 릴레이를 펼쳐서 한 세트를 만들고, 다시 되돌아와서는 운자들을 그대로 써보는 방식도 가능하겠죠. 예를 들어 10편을 릴레이 창작한 뒤, 다시 순서대로 첫 세트의 운자를 쓴다는 거죠. ‘자유, 평등, 복지 등등’을 쓰고 나서 다음 세트에서도 ‘자유, 평등, 복지 등등’을 운자로 써서 다른 이야기를 채우는 거예요. 물론 이게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그냥 릴레이 규칙을 만들면 되죠. 그저 삼행시 형식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것 자체를 외적 스타일로까지 보지는 않지만, 분명한 내재적 규칙은 있어서 내적 스타일로는 보죠. 릴레이라는 분명한 내적 기준이 작동하지만, 언뜻 보았을 때는 그냥 삼행시의 나열처럼 보일 테니까요. 어쨌든 과정과 놀이의 관점에서는 제한된 규칙을 적용한 사례죠.

끝말잇기도 제한된 규칙이 선명하죠. 우리가 흔히 아는 끝말잇기죠. 다만 약간의 규칙을 더 두었죠. 우선 끝말잇기를 시작할 단어를 찾고 가급적 단어의 글자수를 맞추려 했죠. 그건 쉽지 않지만, 가능하다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처음 단어로 끝내려고 했어요. 한정 없이 끝말잇기를 하다가 임의적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규칙에 따라 멈추는 거죠. 첫 단어로 마지막 행을 마무리하는 규칙이니까요. 그리고 제목을 짓는데 그 제목을 다시 따와서 릴레이를 펼칠 수도 있겠죠. 규칙이야 각자 정하기 나름이지만요. 상호 반응보다는 자기만의 창작 규칙이라고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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