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이미지에 관한 문제

스타일 Part1 (62~64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1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48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62~64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창작 노트: 놀이글 이미지에 관해서

처음에 이미지를 쓸 때는 대개 연예인의 초상 이미지였다. 그와 함께 부가적으로 무작위로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이미지를 즉흥적 실시간적으로 수집하였다. 이야기를 만들다가 연예인 이미지 사이에 꼭 이으면 좋을 듯한 최신 ‘밈’을 쓰기도 했다. 이러한 이미지라면 출판을 할 때 걸림돌이 되기 마련이다. 그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연습 차원에서, 나 자신의 팬질 놀이를 즐긴다는 의미가 강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었다. 그러다가 가끔은 훗날의 가능성을 대비하여 이러한 이미지를 피하거나 가급적 절제해서 몇몇 이미지만을 최대한 반복해서 활용하기도 했다. 이미지가 적고 출처가 일관될수록 나중에 허락을 받으려 할 때 수월한 면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인의 사진이라면 가급적 한 명으로 통일해서 협업해 보고 싶다는 몽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연예인 이미지를 쓴다는 자체만으로도 부담스러웠다.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작가로서 마이너스 요인처럼 느껴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길티 플레저로서 덕후로서 아이돌을 팬질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대놓고 공개하고 독자의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특히 나이가 들면서, 중년에 들어서는 성인 남성의 취향으로는 딱히 권장할 것은 못 되는 것처럼 보였다. 혼자서 즐기는 글쓰기를 한다면 모를까, 출판을 할 목적이 있다면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이때 출판을 할 욕심이 생겼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이미지를 떼는 다른 글쓰기를 모색하거나, 지금까지 놀이글로 고집했던 부분을 살리기 위해 이미지를 대체해서 저작권 초상권 문제를 극복해야 했다. 당연히 2차 창작적 요소를 지우고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는 이야기를 창작해야 했다.

물론 기존에 팬질할 때 쓰던 글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 쌓아놓은 글이 많았으니 아깝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준수하는 방식을 취하려면 그냥 놀이글을 취미로 쓰는 것에 만족하면서, 대신 그것에 관한 이론을 정리하는 방법을 떠올릴 수 있었다.

어쩐지 이론 작업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다른 스타일을 찾아내서는 새롭게 시작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했다. 문제는 당시에 다른 스타일이라고 해봤자 마땅한 게 없었다. 에세이 형식으로 이름만 바꾸어 본 농담글, 생각글, 메모글 등은 솔직히 기존과 다른 스타일이라고 하기는 억지스러웠다. 놀이글밖에 그나마 가능성 있어 보이는 시도는 없었던 시점이다.

놀이글에서 이미지를 거의 다 떼고 사실상 산문으로 정리한 경우가 있기는 했다. 그렇게 놀이글 스타일을 의도대로 유지하기보다는 빌드업을 통해서 글만 남긴 사례였다. 그 빌드업이 창작 의도에 비춘다면 최적이었다고까지 보기는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면은 있었다. 저작권이나 초상권 문제는 당연히 존중될 지점이었다.


그렇게 ‘달라 달라 달라’의 경우에는 출판사의 권고로 이미지를 떼야 했던 경우로 남았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투고한 경우였다. 무식하면 용감했다. 내용 자체도 미완이었고, 놀이글 스타일도 지워진 상태여서 불완전했지만, 놀이글의 시도가 있었다는 흔적이 희미하게나마 남은 채 공식적인 기록을 했던 셈이다.

그렇게 되고 보니 B급 소설이나 만화적 이야기처럼 되었다. 당시 연예인의 캐릭터를 만화처럼 엉뚱하고 과장되게 이용하면서 2차 창작의 근간을 만화에 두고 만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내곤 했다. 그래서 이미지를 떼고 나니, B급 소설이되 서사가 풀린 이야기처럼 남았다. 그 자체로도 유희적인 요소가 있었지만, 과정과 놀이의 관점에서 놀이성이라고 하지 않아도 그런 종류의 특징은 소설과 예술 영역에서 충분히 발견되는 것이기도 했다.


연예인 초상권을 침해할 수 있기에 한계가 있었지만, 역동적인 실시간성의 면에서는 연예인을 쓰는 것만큼 좋은 게 없었다. 또 팬질로서 그 연예인 이미지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놀이적 의의를 불가역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생기기도 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미지 없는 글쓰기 시도, 변용글과 코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