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이미지를 대체하려는 시도

스타일 Part1 (65~68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1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48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65~68프레임에 해당합니다.






놀이글 이미지를 대체해서 기존에 썼던 글 중 쓸 만한 것은 살려보려는 구상도 했다. 그러면서 놀이글의 의의를 살려 기법을 단순화하는 방식을 유지하려 했다. 즉 그림에 관한 묘사를 그림에 맞춰 진행하고, 묘사를 위해 추가적으로 그림을 인용하는 낮은 글쓰기의 방법론을 고수하고 싶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상상을 글로 경험해 보고, 그림으로 놀면서 끊임없이 다양한 자료를 조합하고 고민하는 글 놀이 문법에 기여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구상했던 대안으로는 크게 네 유형이 있다. 첫째는 저작권 만료된 명화를 인용해서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고흐나 김홍도의 그림을 쓰는 방식이다. 이렇게 활용했을 때 원래 연예인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받아서 쓸 때보다는 역동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있었다. 처음에는 온전히 활력 있는 글이 뽑히지 않았는데, 반복적으로 몇몇 명화를 활용하다 보니 상호 반응성을 자제하고도 제한된 규칙 안에서 어느 정도는 놀이성이 발생했다. 다만, 좀 더 역동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려면 시간을 좀 더 기다려야 했다. 초기에는 그림에 긴밀하게 붙어서 짧은 글귀로 해설하다 보니, 명화의 내용만으로 다양한 글귀를 긴밀하게 생산하여 여러 글을 반복 생산한다는 것에 한계가 생겼다. 몇 편을 쓰고 나니 쓸 게 없어지고, 재미 없어졌다. 물론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반드시 해설이 그림과 밀착하지 않고, 번호글 형식에서 따온 구어체라든지 다양한 칼럼이나 소설적 이야기를 써내려 가면서 거기에 그림을 적절히 호응하도록 배치하는 방식에 합의하면서, 다시금 관심을 지니게 된다. 초기에는 조금 시도하다가 보류를 했다.






“놀이글의 형식을 하던 대로 유지하되 연예인 이미지를 대체하려 할 때 우선 생각났던 방식은 이미지의 소재를 동물로 바꾸는 것이었어요. 동물 초상권 등을 고려하더라도 사람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했고, 훗날 반려동물을 키울까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놀이글을 만들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겠다는 발상이 주객전도라 생각이 들었죠.

생명체니까요. 그렇게 개나 고양이 이미지를 주로 활용하여 의인화하는 방식의 놀이글도 주력 스타일이 되지는 못했어요. 언젠가 반려동물을 정말로 책임질 생각으로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그 아이의 기록을 남기는 정도는 여지를 둘 수 있었죠. 또 조카의 어린 시절 사진을 지니고 있다가 훗날 아이가 컸을 때 동의를 구하고 활용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나, 이 역시 탄력적이지 못했고 즉각적이지 못했어요.

직접 사진을 찍는 방안은 언제나 후순위였고요. 내가 포토에세이 작업을 하는 방식 말고, 그러지 않고도 놀이글 형식의 제작 예시를 들고 싶었거든요. 결국 미술가의 명화 이미지를 적용하는 편이 현실적이었죠. 가급적 고흐 이미지 위주로 하고, 김홍도 등을 활용했어요.

그런데 미술가의 명화 이미지를 처음에는 만족할 만큼 민첩하고 긴밀하게 활용하지는 못했죠. 실시간성이 떨어지면서 창작의 자극을 받지 못했고, 억지로 놀이글 창작을 해보려 해도 ‘하고자 하는 열기’가 약했다고 해야 할까요? 확실히 연예인 이미지로 할 때보다는 동기 부여가 안 되었죠. 그래서 연예인 이미지를 떼기보다는 그 수를 극도로 제한하는 원피스 스타일을 택하거나, 연예인의 출처를 최대한 줄여서 나중에 사용 허가를 받는 쪽도 고려했었고요. 모든 게 번거롭다고 여겼을 때는 출판용 글과 놀이용 글을 분리하고, 출판을 위한 글을 쓸 때는 이미지를 아예 떼어내는 방식을 더욱 강화하려 한 적도 있어요.”


“아, 고흐 이미지 위주로 선정한 이유로는 종종 말한 적이 있었는데, 일단 하나로만 통일감을 주어야, 명화를 낭비적으로 소모한다는 혐의를 어느 정도는 벗어날 노력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었죠. 아무리 저작권이 만료되어도 정서적인 문제가 남았던 것이에요.

렘브란트, 쿠르베, 김홍도 등등 여러 후보 화가의 이미지 중에서 고흐를 택한 것은 현상을 관찰하여 여러 버전으로 포착하되, 주관적 해석을 외면화해 과감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에세이적이고 시민적이란 느낌을 받았죠. 고흐란 인물의 애틋한 개인사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고요.”






둘째, 원래 이미지를 토대로 하되 저작권과 초상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이미지를 선택했던 취지를 살리면서 창작 삽화로 다시 그리는 과정을 고려할 수 있었다. 이럴 경우라면 전환 시 어떤 부위를 강조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변용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했다. 또 개인적으로 그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의뢰를 하는 것이 나아 보였다. 때로는 이미지 모두를 변환하기도 하겠지만, 일부 허락 받았거나 ‘저작권 프리’라면 그러한 이미지의 경우 생동감을 위해 가급적 원본을 사용하려고 했다.

만일 일러스트만의 고유한 톤이 돋보여서 일부러 변환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도 상상했다. 또 일러스트레이터의 예상치 못한 피드백이 더 좋을 수도 있았다. 이미지마다 강조점이 무엇인지 잘 소통하고, 가능하다면 원 이미지에 가깝게 삽화로 전환하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려고 했다. 사실 우연히 수집한 이미지가 지닌 내용을 이야기 결과 맞추는 딱딱한 연결과 고정 작업 때문에 놀이성이 강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내용에 너무 잘 맞게 유려하게 바꾸면, 기존 삽화 배치와 별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런가 하면 상호 반응과 제한된 규칙을 적용하면서 이미지를 애초부터 의도할 수 있는 방안으르, 집단 창작을 떠올리기도 했다. 최소로 일러스트레이터와 컬래버래이션을 의도할 수도 있고, 사진가와 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 블로거의 개별 사진을 활용하는 협업 방안도 있을 것이다. 또는 유튜브 크리에이티브 창작팀을 구성하여 사운드 크리에이터, 동영상 편집 크리에이터, 원고 및 이미지 창작 감독 등등 다양한 역할을 나누고, 약속된 규칙 안에서 각자의 작업으로 단계적 마감을 하고 이것을 감독의 시각에서 집단 창작하여 유튜브를 통해 지속적이고도 독립적인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을 상상하기도 했다. 일종의 인디 록밴드와 같은 콘셉트인데, 이런 경우에는 이미지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압박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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