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록비평은 과정과 놀이의 관점을 적용하기 어렵다

스타일 Part1 (106~107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1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48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06~107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창작 노트: 기록비평은,

솔직히 기록비평은 과정과 놀이의 관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 경우는. 그러나 굳이 한계를 둔다는 제한된 규칙의 관점으로도 볼 여지는 있다. 이때 기록비평은 단순히 기록비평에만 머문다면 진지한 기록비평가의 접근일 텐데, 여기서 더 나아가 적극적 추론과 몽상까지 하면서 지식놀이의 영역으로 접어든다면 과정과 놀이의 영역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기록비평적 놀이겠다.

다만 정석적인 기록비평은 대상에서 논리적 균열, 표현의 모순 등을 찾아내서 비판적 추론을 극한까지 확장할 때, 그래서 비판적 상상의 영역으로 넘어가려 할 때, 그 긴장과 희열을 맛볼 때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축구로 따지면 이탈리아 축구 중 빗장수비를 떠올릴 수 있다. 상대를 질식시키려는 듯 견고한 압박 수비를 진행하다가 단 한 순간 칼 같은 패스를 이어받은 스트라이커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제한된 정보만을 활용하면서 방대한 융단 지식 폭격에 주눅 들지 않으면서 눈을 끝까지 떠야 하는 방식이다. 주먹이 보이는 순간부터 상대 펀치를 두려워하지 않듯, 기록비평에선 격투기적인 논쟁이 훈련 방식으로 좋다.

기록비평은 그 소재를 찾아내는 데 시간이 걸린다. 안 보이면 기록에 바탕을 둘 수 없으므로 쓰지 못한다. 단순히 상상해서 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면 눈을 부릅뜨고 오래 참고 기다려서 아이러니를 뽑아낼 자료를 찾는 게 급선무다. 자료를 찾았다면 거기서 코멘트를 뽑고, 코멘트의 코멘트를 다는 ‘인식의 이어달리기’도 적용해 볼 만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만큼 "보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기록비평에선 중요하다.


기록비평은 제한된 짧은 정보, 때로는 아예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를 추론하는 훈련에 도움이 된다. 그것은 사실 정보불평등이거나 언제나 비전문 분야에 관한 짧은 정보만으로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한데, 대개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만, 미디어 등이 망가졌을 때는 항상 그럴 수는 없어서 정보수용자가 정보화 시대에 익혀야 할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논리만 가지고 제한적 정보를 추론해 보는 안락의자 탐정인 셈이다.

아는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말해보려는 노력, 이때 합리적으로 말해보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시민지성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인 기록비평가는 '있는 문장'을 비평하기도 하지만, 제한된 단서로 전체를 추론하여 대조해보는 것 역시 기록비평(추론)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게 확장되면 역사서술, 더 나아가 팩션(시민기자, 기록비평, 지식놀이)이 될 수도 있다. 또 뜻하지 않게 틈새에서 변종처럼 드러난 독특한 인식을 얻는다면 지식게릴라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기록비평은 자칫 '말꼬리 잡기'라는 비난을 듣기도 하는데, 그건 제대로 된 것이 아니거나, 한국 사람이 논쟁에 익숙지 않기 때문일 것인데, 진짜 재미있는 토론은 자기 소리만 해대는 게 아니라, 기록비평의 방식을 잘 적용한 경우일 것이다. 이런 방식에서 시민기자적이거나 지식놀이꾼의 발상이 들어가기도 하겠지만, 기록비평의 핵심은 '제한된 자료'와 '귀 열어두기', '꼼꼼한 읽기(지독한 되짚기)' 등이겠다. 최근엔 SNS에서 종종 보인다.

기록비평의 최고 희열은 상대가 아는 분야에서 내가 모른 채 오로지 상대의 논리를 꼼꼼히 되짚다가 그의 균열을 발견하고 내파하도록 유도하는 것, 즉 상대의 달려오는 힘을 이용해 살짝 발만 툭 걸어서 상대를 넘어뜨릴 때 가장 매력적인 듯하다.

일반적인 비평 방식은 시민기자의 영역(칼럼니스트)에 해당하고, 기록비평가는 상당히 제한된 정보만을 근거로 삼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제한된 조건과 기록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