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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Sep 12. 2024

이미지 없는 글쓰기 시도, 광의의 놀이글로

스타일 Part1 (108~109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1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48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08~109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창작 노트: 이미지 없는 글쓰기 시도, 광의의 놀이글로

연예인 팬질을 하면서도 그 과정을 출판 가능한 형식으로 남기고자 하는 바람도 생겼다. 많은 양을 습작했음에도, 그걸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연예인 팬질 과정이 오직 그 사람만을 위한 시간이었다는 불가역적 매력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허탈감을 안겨 주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놀이글에 대한 나만의 시각을 정립하는 이론적 작업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나 스스로 예술 창작을 하고 싶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원래 없던 스타일에 관하여 공상만으로 이론적 작업을 할 순 없었고, 그렇게 내용을 스스로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그 역시 공적인 절차를 통해 모두에게 발표하고 싶었다고 해야 솔직하다.

연예인 이미지에 대한 의존성을 지우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었다. 이에 대해 두 가지 접근법이 있었는데, 이것은 기존부터 행해지던 변용글이나 코멘터리와 다른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소개하자면 우선 첫 번째 접근법으로는 연예인 등을 통해, 정확히는 가상의 외부 자극으로 창작 동기를 부여 받는다는 점에서 상호 반응의 효과를 유지하면서 이미지만 소거하는 방식이 있었다. 우선 생각해 낸 방식으로는 가상의 상대가 특정 단어를 거론하면, 그것을 받아서 백일장 글쓰기를 하듯이 산문이나 콩트를 작성하곤 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오래 지속하지 않는다. 상호 반응의 방식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연예인의 이미지를 활용할 때보다 불가역적이라 하기도 어려웠고, 그게 그 당시에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팬질 대상을 위한 창작 흔적이 남으면 좋겠다는 미련이 남았던 것이다. 출판을 하고 싶으면서도 팬질도 하고 싶은, 충돌하는 감정이었다. 더구나 단어를 집어넣어 글을 짓는다는 자체가 제한된 규칙이지만 그 규칙은 느슨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자유, 선물, 세상’으로는 그 어떤 글을 써도 다 쉽게 창작할 수 있으니 규칙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게 보였다.


이 방식은 한동안 블로그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가, 2023년 10월 기준으로 약간의 변형된 스타일인 ‘끝말잇기 놀이’로 등장한다. 다만 이 시점에는 이미 삼행시 등 다양한 스타일을 곱씹은 후라, 삼행시의 다른 버전을 고민하던 차원에서도 연결된다.

즉, 또 다른 접근법을 적용하여 계속 무언가에 의지하는 버릇을 온전히 지우고 글 내부에서 창작을 이어갈 동기를 얻으려 했다. 상호 반응의 방식을 지우고 제한된 규칙을 통해 글에서 글로 자생적으로 창작의 연결고리를 잇고 열기를 유지하려 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정형적 규칙을 소개하자면, 우선 특정한 단어 하나를 임의로 선택한다. 그것이 연예인의 이름일 수도 있고, 그냥 임의적인 단어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끝말잇기를 한다. 이때 강하게 제한된 규칙이 부여된다. 또 이것을 임의적으로 끝내지 못하게 하는 규칙 하나를 더 부여한다. 되도록 첫 단어를 마지막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너무 많은 단어가 이어져 창작이 번거로워지지 않도록 가급적 첫 단어가 나올 수 있는 단어를 빨리 찾아내려 한다. 이때 더 강한 규칙을 두자면 첫 단어의 음절수까지 모든 끝말잇기에 맞출 수 있는데, 이건 좀 어려웠다. 이외 몇 가지 부가적인 규칙을 보강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규칙을 이렇게 두었다. 그러면 명확하게 제한적인 규칙이 제법 강하게 들어선다. 이 단어를 가지고 행마다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삼행시의 규칙처럼.

이럴 경우 상호 반응성은 소거되고, 제한된 규칙성은 강화된 채로 특정 단어의 규칙적 배열이 해당 산문에 삽입되는 효과가 생긴다. 일명 백일장 글쓰기 방식에 머물지 않고 삼행시의 장점을 수용한 채 새로운 스타일로 드러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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