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이 Sep 28. 2024

신발짝

원피스 & 고흐

 

 오른쪽 신발은 인간의 무게를 감당하는 게 고역이었다. 어느 날엔가 장마 길을 견디고 집으로 들어왔고, 인간이란 무게가 빠져나가자,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녹초가 되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른 것인지 빗물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끈이 풀려 있었지만 온전히 놓지 않은 채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듯이 어깨가 처진 채였다. 간신히 끈을 뻗어 동료에게 좀 부축해달라고 했지만, 동료인 왼쪽 신발 역시 자신의 무게를 간신히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끈을 다른 쪽으로 치우며 동료의 요청을 애써 외면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옷과 신발을 오래 곁에 두다 보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