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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단행본에 관한 여덟 가지 콘셉트

스타일 Part2 (1~5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2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27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5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인터뷰: 삼행시 단행본 출판 시도


“삼행시로 출판에 성공하셨나요?”


“(웃음) 아니오. 유감스럽게도 아직 정식으로 출판하지는 못했어요. 나름대로 예전보다 진지하게 글을 썼다고도 여기는데 남들 눈에는 부족한 지점이 있나 보죠. 삼행시를 쓰시는 분 중에서는 자비출판이나 전자책 셀프출판도 하셨던데, 전 어쩐지 인지도 높은 주류 출판사를 통해서 출판하고 싶었죠. 욕심이 컸나 봐요? 삼행시라는 생소함을 이기려면 뜻밖에 순수시단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도 이겨낼 만한 무언가 있어야 하는데 부족했던 것일까 자체 진단을 해보기도 했죠. 그 관점에서는 삼행시 역시 가벼워 보였거나 신뢰할 만하지 못했던 거겠죠.”






“2020년쯤이었을까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때는 저작권 문제 등등 여러 걸림돌을 해결했다고 생각했을 때에요. 세로글 문구에 대한 허락을 받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믿었고요.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있다면 인용 처리르 출처를 달면 된다고 생각했죠. 그때는 어떤 단행본 콘셉트로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창작 노트가 빼곡했네요. (웃음)”






◑ 창작 노트: 삼행시 단행본에 관한 여덟 가지 콘셉트

삼행시로 단행본 출간을 시도하려고 할 경우, 현재 여덟 가지 콘셉트를 생각할 수 있다.

우선, 그냥 재기 넘치는 삼행시를 모으는 방법이 있다. 흔히 요즘 나오는 재기 넘치는 팝시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삼행시의 본질이기도 하다.

둘째, 조금 더 진지한 내용으로 삼행시를 담는 법이다. 시적이거나 산문적으로 다양한 사유를 해보려는 시도로, 삼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삼행시의 창작 방법론을 적용하였기에, 보편적인 표현으로 삼행시란 장르명을 선택한 것이겠다. 누군가는 25행시라도 하고, 54행시라도 하고, N행시, 다행시 등 아무 거라도 상관 없다. 용어는.

셋째, 여기서부터 좀 어려워진다. 하나의 단어로 줄기차게 삼행시를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양자역학’이란 단어로 단행본에 실릴 만큼 다양한 내용을 싣는 것이다. 다만 내용적으로 보면 천차만별의 백과사전적 내용이 된다.

넷째, 세 번째 생각을 확장하여 음악가의 노래 제목, 혹은 성경 문구 등 조금 폭넓지만 분명한 한계선을 긋고 거기서 선별된 문구로 내용을 써 내려가는 것이다. 이왕이면 고전적 접근을 통하여 그 문구의 소재와 관련된 내용을 담는 편이 좋기는 하겠다. 너무 나가면 내용 면에서 음악이나 성경과 아무 상관없이 될 수 있다.


다섯째, 흔히 아는 콘셉트 모음집이다. 특정한 주제에 천착한다. 다양한 문구를 활용하여 삼행시를 쓰는 방식이다. 이때는 주제의 일관성이 확보된다. 예를 들어 생태적 주제라면 그에 관해 어떤 문구 등 상관없이 우연히 쓴 삼행시 중 그러한 주제의 작품만 선별한다.

여섯째, 대개는 방향 없이 자연 발생적으로 다양한 재료를 생산한다는 관점에서 삼행시를 쓰고, 그 콜라주 재료를 활용하여 엽편 혹은 단편소설을 고려하고 픽션 에세이로 조합하는 방식이다. 같은 재료가 샘플링되듯 여러 작품의 부품으로 기능할 수 있다. 쉽지 않을 방법이다. 서사시적이라고도 할 수 있고, ‘콜라주적-삼행시적-엽편소설적 픽션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걸 십수 편 혹은 여러 편을 조합해서 단행본 원고를 구성해보는 것이다. 소설적인 정교한 서사는 어려울 것이므로 소설이라기보다는 그저 픽션에세이적인 정도라도 시도해보는 것이다. 서사적 산문이라 해야 할까?

일곱째, 특정한 문장을 선정하고, 그것을 세로글로 삼아 삼행시를 쓰되, 엽편 혹은 단편소설적으로 진행해보는 것이다. 하나의 문구로 가기는 매우 어렵다. 인물별로 테마 문장을 선정할 수도 있고, 그도 역시 어려울 것이므로, 다른 문구를 끌어올 수 있다. 아니면 놀이글적으로 이미지를 끌어와서 도저히 풀리지 않을 문구의 장벽을 제한적으로 타개할 수 있다. 하지만 되도록 문구만을 활용하는 삼행시적인 방법으로 서사시적 에세이를 구축해 보는 것이다. 단편도 쉽지 않을 듯 보인다. 어쨌든 이러한 작품으로 모음집을 만들어 본다. 이만교의 <그녀, 번지점프를 하러 가다>처럼 문장이 극도로 간결할수록 좋을 듯하다.

여덟째, 놀이글과 결합하여 삼행시에서 닫히지 않고 내용적으로 형식적으로 더 나아가볼 수도 있다. 그러한 글로 중편소설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보고 이를 모음집 형태로 묶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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