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Part2 (8~9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2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27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8~9프레임에 해당합니다.
“놀이글로 시도하기가 애매하다고 여기면서, 이미지 해결 과정을 더디게 진행하면서, 동시에 삼행시를 창작하고 있었죠. 그러다 출판 시도를 한 건데, 퇴짜를 몇 번 맞고 나니, 나름대로 이유를 분석한 것이고요. 그리고 잠시 덮어두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다시 삼행시는 쌓이고, 나름대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픈 욕구가 생기더군요. 그때는 조금 더 엄정하게 선별하자면서 기계적으로 10%만 선별해서 거기서 또 골라 보자면서, 삼행시를 보는데, 솔직히 거기서 거기더라고요. 어떤 때는 좀 읽을 만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이런 정도로는 독자를 감동시킬 수 없다며 시큰둥해지기를 반복했어요.
그 와중에 너무 많이 배제된 삼행시를 보며, 아, 나도 상당히 엄격해졌구나, 하는 만족감과 동시에, 그동안 쌓였던 삼행시가 아깝다는 이중적인 마음이 들었어요. (웃음) 프로가 되려다 가랑이 찢어진 아마추어처럼 어정쩡한 마음으로 있는데, 어떤 날에는 그 널브러진 삼행시체들을 두고 진혼곡이라도 불러주고 싶더라니까요.”
“또 다른 문제도 있었어요. 삼행시를 모아놓고 보았는데,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해도 제각각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대충 방향성을 정하고 그 카테고리 안에 묶자니 어쩐지 그 정도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던 거예요.
이 모든 것을 해결해 보려는 시도로 콜라주 기법을 떠올렸죠. 그동안에도 간혹 언급했지만 모호하게 두루뭉술하게 언급하기도 했고, 한동안 잊은 표현이라 그게 놀이글에서 이미지를 활용할 때 혼융인용과 혼합인용의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었다는 사실도 잠깐 잊고 있었죠. 콜라주라고 하면 기존의 개념과는 달리 마치 ‘젖은 휴지나 물감을 벽지에 던지거나 뿌려서 이루는 이미지를 작품으로 확정하는 기법’으로 여겼는데, 묘하게 조금씩 어긋나며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내용이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는 식으로 보면 통하는 면도 있죠. 어쨌든 완결성 면에서 좀 안이하게 창작하는 방식으로 여길 때가 있었는데, 놀이글에서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느슨할 때도 있지만 분명 나름대로 콜라주가 정교한 듯 묘하게 어긋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성과도 있었거든요. 삼행시를 대충 모아놓고 콘셉트 앨범이라고 안이하게 확정하는 게 아니라, 유의미한 콜라주 작업으로 선별한 삼행시가 다 긴밀하게 연결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더구나 콜라주 기법으로 선별 기준에 관한 활로가 뚫리면서, 죽어 널브러진 줄 알았던 삼행시체들이 벌떡 일어서더군요. 좀비처럼 삐걱대는 것이 아니라, 정말 부활한 것처럼요. 탈락한 태작들이나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어 후순위로 미뤄두었던 삼행시편 등을 섞어서 다시금 재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죠. 콜라주 기법을 통해 빌드업 했던 것이죠. 당장 느슨한 작품이지만 그런 작품을 여럿 모아서 쓸 만한 다른 이야기로 재창작해보자는 심산이었어요. 이때 느슨한 작품도 콜라주로 추출한 산문인 번호글 간에 배치함으로써 어떻게 빌드업을 통해 첫 단계의 삼행시편이 되살아났는가 하는 점을 전시하고 싶었어요. 그게 삼행시 콜라주 형식이 되었죠. 또 어떤 경우는 삼행시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콩트나 놀이글로 다시쓰기도 했어요. 산문으로 전환하기도 했고요. 다시쓰기를 통해 통째로 스타일 전환을 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