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봄- 날의 꽃가루 때문인지, 잊을 만하면
이- 쪽부터 저쪽까지 간질이는 자극 다음에, 아
오- 겠구나 싶을 때 어김없이 온다. 잔기침을 하면서
면- 역력이 떨어졌나 싶다가도 잠잠해지면 곧 잊는다.
김- 이 밀려올라와 냄비 뚜껑과 부딪치며 들썩이듯, 기관지가 들썩이는 것을 간신히 참아낼 때면
윤- 전기가 돌아가기도 전에 모두들 구조되었다던 순간이 떠오른다.
아- 다행이다. 별일 아니구나.
디- 게 큰일인 줄 알았네. 하기야 배에서 사고가 났는데
어- 디로라도 탈출할 수 있었겠지. 비행기완 다르잖아.
강- 줄기의 잔잔함만을 생각하던 때였다.
아- 직 아무도 죽지 않았었다. 배는 천천히 가라앉았다.
솔- 직히, 죽어가는 모습을 멀뚱거리며 지켜보게 될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