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에 대해 꽤나 강력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의 강요를 따라 원치 않는 공부를 하거나 학교에 들어가 잠과 싸우며 시간을 보내고 그것들의 연속으로 인해 얻은 종이 한 장으로 '안정성'이라는 명목 하에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공동체에 소속되어 평생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분명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한 번 태어난 인생 내가 생각하는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지는 벌써 4년이 가까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이곳저곳에 속해 있으며 불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이렇게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3년을 보냈고, 정말 아무것도 없이 홀로 사회에 서기를 선택한지는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정말 모든 시간을 나의 선택으로써 꾸려나간지 1년이 되어가는 시점부터 나는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앞서 얘기했던 나의 확신,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 그것으로 나의 생을 책임지며 사는 삶에 대한 가능성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한 번 터진 이 의심의 줄기는 날이 갈수록 식을 줄 모르고 더욱 복잡해졌다. 과연 정말 가능한 걸까.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갈 자격이 나에게 있는 걸까. 내가 온전히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 정말 현실적으로 말이 되는 걸까. 이런저런 고민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문제는 나의 생각들이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내가 그토록 기피하고자 했던 맹목적이고 기계적인 틀에 들어가려고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학교에 들어가 안정적으로 공부를 해볼까', '지금부터라도 돈을 모으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하지 않을까' 등의 생각이 끊임없이 오가기 시작했고 나는 점점 더 불안해져 갔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쯤에 나는 가만히 앉아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 확신이 진정한 확신이 아니었던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경험의 부재'였다. 확신을 가진 이성에 경험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나는 이성과 경험이 모두 결여된 채 꽤나 오랜 시간을 버텨온 것이다. 스스로 가지는 이성적인 판단들이 있으나 그걸 정신적, 감정적으로 지원해줄 경험이 없기에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선택했다. 내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것을 실제 경험해보기로.
나는 세상에 삶을 살아가는 수없이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살아가는 방식이 하나씩 주어지듯 같아 보이지만 너무도 다른 우리의 인생의 다양성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자유와 주체성을 울부짖으면서도 단면적인 삶의 모습들만을 보고 살아서 무의식은 이미 지배를 당한 상태였기에 그걸 깨부수기 위해 나는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하기로 했다.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디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느끼는지 등, 궁금한 게 너무나 많았다. 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을까, 국밥집을 하시는 아주머니가 주실 수 있는 삶의 지혜는 무엇일까? 나는 이런 질문들을 해소하러 떠난다.
나는 앞으로 딱 300명의 사람을 인터뷰할 예정이다. 그 사람이 어떤 업적을 이뤄냈고 사회적으로 얼마큼 인정을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삶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모두가 그 존경의 대상이 되었으면 한다.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2022년에는 도보여행을 통해 만나는 사람 모두를 인터뷰할 생각이다. 방식은 간단하다. 인터뷰를 진행할 때에는 인터뷰이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하나의 공통 질문 '당신에게 살아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질 계획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나는 300명이 답한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엮어 책으로 출판할 것이다.
나는 이 여정을 통해 삶의 다양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스스로를 설득시킬 만한 충분한 경험을 찾고자 한다. 단순히 그들의 삶에 대해 듣는 것을 넘어 그들이 가진 인생의 가치를 배우고 내 삶의 다양성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험이 되기를 바란다.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는 것. 어느 길로 걸어갈 것인지는 내가 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자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리고 이 여정이 나뿐만 아니라 나처럼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작지만 희망 있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것 이 과정으로 보여주고 싶다.
여정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라도 좋다. 댓글을 달거나 따로 연락을 부탁한다. 같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경험하고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새로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