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잡지 못하는 발걸음
슬금슬금 뒷걸음질하는 기억을
앞으로 돌려세워 등을 떠밀어도
시곗바늘을 좇는 걸음이 더뎠다.
홀로 지는 노을에 미련을 그리고
한 걸음도 떼지 못한 후회가
발목을 다잡아 주저앉혔다.
지난 일은 언제나 조급증을 부르고
못다 한 말은 속도 모르고
속으로 숨어들었다.
잡힌 발목을 무심하게 뿌리치고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달려갔다.
따라잡지 못한 발걸음에
서운한 울음이 터지고
알알이 꿰어 놓은 진주알에
지워지지 않는 시간을 새겨 넣었다.
눈물 한 방울로 쓰윽 문질러
윤이 반짝이던 진주는
또르르 눈물로 흘러내렸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