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그래서..
빗소리에 뚝뚝 떨어지는 마음 소리
물방울이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로
심장은 다른 소리를 기억해 냈다.
시간을 따라가는 중에
감각을 일깨우는 하나
멀리 있는 화면 속에 따뜻한 한 그릇
값비싼 어떤 것보다
그 가치를 담은 국물 한 숟가락
추억 위에 그리움을 담아
내 온 세상을 데우는 그때의 엄마 손맛
by 봄비가을바람
<사진 by 봄비가을바람>
새벽에 시작한 비는 온종일 바람과 함께 쉴 새 없이
창문을 흔들고.
담아서 채울 수 없는 빈 마음이 아리고 춥다.
빗소리 닮은 기름 지글 소리도 좋지만
여름 비처럼 오는 날에는 수제비가 그럴듯하다.
한 시간 먼저 반죽을 해 놓고 멸치 육수를 내고
쉽고 편한 냉동 해물을 조금 넣고
애호박 반달을 띄워 수제비 국물을 만들어 놓는다.
국물이 적당히 끓을 때,
손에 물을 묻히고 반죽을 손가락으로 밀듯이 늘려 떼어 국물에 떨어뜨린다.
얇게 펼수록 맛 좋다는 엄마 말을 기억해
뜨거운 불 앞에서 열심이다.
반죽을 다 떼어 한 소끔 끓이고 달걀을 풀어
노란 구름을 띄운다.
빗소리를 들으며 먹는 점심,
수제비는 역시, 비 오는 날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