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도 간격이 필요하다.

거리 유지

by 봄비가을바람

"선생님, 추석 잘 보내세요."

"선생님, 맛있는 음식 많이 드세요."

"선생님, 추석 잘 지내세요."

갑자기 불꽃 튀는 인사 경쟁이 벌어졌다.

서로 오고 가는 눈빛에도 장난이 아니다.

한낮에 불꽃놀이도 아니고 전기 합선으로 팍팍 터지는 전기불꽃처럼 유쾌하지 않은 시선의 왕래는 냉기가 감돌았다.



12년 전 1년 차일 때의 일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는 수업 중 시선 처리를 고민하다가 한 곳에 3초 이상 머물면 안 되겠다는 자신만의 규칙을 정했다.

초급은 각 학생들의 반응이 중요하다.

그중 조금 뒤처지는 학생한테 시선이 자주 머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초급도 여러 반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기관의 여건상 초급 안에서도 다양한 단계가 섞여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출처/Pixabay >




관계 형성 이후 발전된 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의 속내를 숨기는 가면이 필요할 때도 있다.

어쩌면 가면을 이용하여 사람과의 거리를 조절하기 위한 장치가 될 수도 있겠다.




학생 개개인은 선생님과는 각각 일대일 관계가 형성된다.

선생님의 시선에 따라 수업에 대한 집중도, 효과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규칙이 있어야 하고 예외 없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사람이기에 좀 더 열심히 하고 안타까운 학생이 있지만 한 번의 예외는 수업을 망칠 수도 있다.

다행히 1년 차일 때부터 3년을 여러 기관에서 동시에 일주일에 36 ~ 38시간이 넘는 수업을 하며 일찍 수업에서 시선처리의 미묘한 경쟁에 대한 자신의 원칙을 만들어 냈다.



사람과의 관계는 시간이 보태어지면 조금 더 깊은 관계 형성을 원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관계뿐만 아니라 업무에 대한 능률 또한 상승하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친근한 관계로 업무나 연관 관계를 뒤틀리게 하기도 한다.

학생들 중에는 10여 년을 이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따로 만나 커피를 마시거나 맛집을 찾아 한국 음식을 탐방해 본 적은 없다.

수업 중 나의 모습은 철저히 선생님으로서 훈련되고 경험이 쌓인 모습이다.

하지만 본래 모습은 MBTI 중 극도의 "I"형이다.

뒤에서 조용히 뒤받침 할 자신은 있지만 나서서 대장 역할은 못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들어주는 사람이지, 재미있게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상담자의 역할을 수행할 때는 또 일에 맞춰 성격이 잠시 달라질 수 있다.

상담자로서의 역도 듣기가 우선이니 성향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은 아니다.




<출처/Pixabay >




"잘 있었어요?"

"네, 3년 만이네요."

가을이 시작되는 9월에 3년 만에 <나를 위한 선물>을 받으러 갔다.

오랜만의 공연장은 크지는 않았지만 열기로 가득 찼다.

익숙한 얼굴을 찾으려 두리번거려도 좀처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마스크는 많은 것을 차단하는 능력이 있다,

물론 스스로와 다른 이를 지키기 위한 순기능이 더욱 중요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는 슬픈 역기능도 있다.

하지만 마음이 통한다면 그것쯤은 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쩌면 마스크는 사람과의 간격을 강제로 넓히고 관계를 멀리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지도 모르겠다.

늘 곁에 있어서야 하는 것도 있지만 조금은 떨어져 있어야 더 잘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상처는 선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