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에서..

멀리서 보면 더 많이 보인다.

by 봄비가을바람


건너편에서..


같은 길을 반대로 건너편에서

같은 것을 보되 다른 마음이 보였다.

아래에서 위로 한껏 우러러보되

가깝지 않았다.

좋은 것을 옆에 두고 보려

욕심으로 꽁꽁 묶어 우격다짐을 했다.

건너편에서 보아야 했다.

아스라이 멀어지는 거리에

멀찍이 마음을 두고 보아야

보인다.


by 봄비가을바람






매일 걷는 거리가 요즘 상수도 공사로 한쪽에 여러 자재들로 가득 차 발밑이 아슬아슬해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걸으며 옆으로 따라 흐르는 분식집, 편의점, 카페, 치킨집, 꽃집, 고깃집.

고개 돌려 보면 언제나 활기찬 모습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에 마음 빼앗길 사이도 없이 잰걸음으로 스쳤다.



건너편에서 보는 풍경에도 분식집, 편의점, 카페, 치킨집, 꽃집, 고깃집.

스치는 모습은 같은데 마음이 달라졌다.

가까이서 볼 수 없었던 2층, 3층, 4층이 보이고 각 층마다 다른 이웃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바쁜 걸음이야 서두르면 그뿐 보이는 것만 보면 그뿐.

하지만 더 많이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건 아니었는지.

건너편에서 우리 동네의 더 많은 풍경을 보듯, 소중한 사람, 귀한 것은 조금 멀리 두면 아쉬움과 함께 더 자세히 볼 수 있지 않을까.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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