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와 쓰기는 종이 한 장의 앞 장과 뒷 장처럼 서로 맞닿아 있다.
쓰는 힘을 기르고 쓰는 글이 제대로 익어가는지 자가 평가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잘 읽는 독자로서의 읽기는 글을 알아보고 더 나아가 쓰는 작가로서의 힘을 함양할 수 있다.
쓰기를 하며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 읽기임을 새삼 느낀다.
브런치,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작가라는 이름표를 달고 글을 쓰는 부캐를 얻으며 브런치 스토리를 항상 로그인 상태로 둔다.
그러면 관심작가로 구독하는 작가님들의 글이 수시로 올라와 알림이 울린다.
물론, 수업 중에는 휴대폰과 떨어져 있으니 바로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 한 편이라도 읽는다.
작가님에 따라 글이 올라오는 시간이 다양하다.
1년이 지나며 몇몇 작가님은 매일 같은 시간에 만나니 때론 기다려지기도 하고 감사하게도 아침을 깨우는 알람소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새로 알게 되는 작가님들의 시간에 익숙해지는 루틴을 만든다.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해서 글눈이 트이며 글자가 있는 것은 무엇이든 읽어버렸다.
초등 5학년 때, 학교 도서관 대신 교무실에 책장이 있었다.
담임 선생님이 독서를 생활화하려는 목적으로 교무실에 있는 책을 읽게 하셨다.
저학년 책부터 차례로 쉬는 시간마다 읽고 고학년 책은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교실로 가져와 하교할 때까지 한 권씩 읽었다.
어떤 때는 미처 다 읽지 못 한 책을 책장 사이에서 읽다가 선생님들께 야단을 맞거나 담임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은 계속해서 책을 읽게 하셨다.
5학년이 끝나기 전에 책장에 있는 모든 책을 읽어버렸다.
그리고 유일하게 모든 책을 끝까지 읽은 아이가 되었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이다.
책방 아르바이트를 할 때, 신간이 들어오면 대출되기 전에 먼저 읽었다.
책이 궁금해서이기도 하지만 손님한테 추천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미리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어 수업을 하며 <한국어능력시험(TOPICK) 대비반 수업도 하기 때문에 읽기가 중요하다.
외국인 학습자가 한국어 문제를 이해하고 시험을 보는데 무엇보다 <읽기> 영역이 중요하다.
다양한 읽기 전략을 사용하여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하니 가르치는 사람은 조금 더 읽기와 이해가 빨라야 하고 문제 푸는 방법도 연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시험 대비반 수업 경험으로 읽기 속도가 빨라졌다.
브런치 스토리를 로그인한 채로 잠시 시간이 지나면 휴대폰을 잠금을 열었을 때 화면 가득 아래로 여러 작가님의 글 알림이 보인다.
대부분 거의 매일 만나는 작가님이고 가끔 오랜만에 글 알림을 울리는 작가님도 있다.
한 번에 다는 읽지 못 하지만 알림을 지우지 않고 읽는다.
이어지는 내용이 궁금한 글을 먼저 보고, 댓글을 잘 달지 않지만 댓글을 써야 할 것 같은 글은 조금 천천히 읽는다.
작가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각 작가님의 글틀이나 주제, 소재가 눈에 익는다.
그래서 조금 더 빨리 읽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것은 읽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작가의 글을 읽는 것은 곧 내 글의 힘을 키우는 일이다.
혹시 바로 읽지 못하더라도 관심작가의 글과 우연찮게 인연을 맺은 글, 그날 올라온 최신 글은 대부분 읽는다.
오늘도 잠시 후대폰을 못 보는 동안 많은 글이 알림을 울리고 있기를 기대해 본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