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삶은>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는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간다
어떤 날을 슬프고
어떤 날은 기쁘고
삶의 수레바퀴는 그렇게 억세게
굴러간다
부산의 아미동에 가면 비석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사실 부산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관광지로 조금 유명한 감천 문화마을 근처에 있다. 과거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의 묘지터였던 곳인데 일본인들이 급히 철수하며 관리가 되지 않던 곳이었고 전쟁으로 피난민이 많이 몰려오다 보니 그 묘지터에 삶의 터전을 내린 것이다. 묘지터에서 산다는 게 좀 무서울 수도 있었을 테지만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못되다 보니 무덤의 비석을 기둥 삼아 계단 삼아 축대 삼아 집을 짓고 삶을 이어간 것이다. 그래도 망자에 대한 예의로 위령제 같은 것도 공동으로 지냈다고 한다.
지금은 가보면 이곳이 무덤이었던 것은 거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찾기가 어렵다. 비석을 사용한 계단들도 축대들도 새로운 페인트와 구조물들로 다 덮어져서 그 기억들은 지워져 버렸고 약간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이나마 차츰 재개발이 되고 허물어지면 사라질 것이다.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여기를 찾게 되었다. 누군가의 무덤 위에 누군가는 집을 짓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슬프고 아프지만 털어버리고 살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그렇다고 영원히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날들을 그렇게 채워나가는 것 아닐까?
나약하고 쉽게 상처받고 두려움에 떠는 나지만 삶의 수레바퀴는 그렇게 억세게 굴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