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절정을 향하여
百山心論 6강 5장 57산 북한산
절정(絕頂),
해야 하고
하고 싶고
잘하는 것
하나 되는 순간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
북한산(836m)을 다녀왔습니다.
세대 불문
거리 불문
누구나 즐거이 찾는
청년 중장년
봄여름가을겨울
다양한 시기에
숨은벽 승가사 비봉
진관사 우이동
다양한 루트로
수십 차례 올랐던
사모바위, 숨은벽
도심에서
한강에서
길을 걷다
문득
눈을 들어 북동 하늘 보면
아련하고 기인 산 그리매 보여주며
'괜찮아, 괜찮아'
위로주는 산
북한산 풍경
지하철로도 시내버스로도
마음만 먹으면
휑하니 다녀올 수 있는
가까이 있어
오히려 소중함 잊기 쉬운
어디 있었어도 손색없을
명산 중 명산.
숨은벽 인근
이번 북한산은
100산 완등 하는
고교 동기 3명 축하해주는
의미가 남다른 산행이었지요.
친구 10여 명 정상조로 동반하고
나머지는 영봉에서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함께 다니며
도움도 많이 받고
즐거운 시간 같이했는데
친구들의 777일간의 연면한 노고
진심으로 축하하며 올랐습니다.
혼자 가야 할 남은 산들 생각에
맘 한구석 허전함은 묻어두기로 했습니다.
100산대 졸업 친구들과 덕항산에서
북한산은 말이 필요 없는 세계적 명산이지요.
서울 방문 외국 관광객들도 찾는 성지니까요.
한반도 서부, 서울과 경기도 북부에 솟아있으며
서울시 주변에서 가장 높고,
서울의 옛 이름인 한산(漢山)의 북쪽에 있다 하여
북한산이라 불린답니다.
주봉인 백운대(836.5m)를 중심으로
북쪽 인수봉(810.5m)과 남쪽 만경대(787m)의 3봉이 삼각형으로 놓여 있어
삼각산 또는 삼봉산으로도 불리지요.
북서쪽 능선에는 조선 숙종대에 쌓은
북한산성이 있는데,
대동문·대서문·대남문·대성문·보국문 등이 남아있으며,
화계사를 비롯해 유서 깊은 사찰들과
많은 유물·유적이 있어 1983년 북한산과
도봉산 일대 78.5㎢가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다음백과)
영봉 소나무
08시 우이 역
수십 년 전 풍경이 조금 느껴집니다.
택시로 2천 원씩 내면 버스 종점에서
가파른 도선사 들머리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친구가 차로 셔틀을 해주어 편히 갈 수 있었습니다.
우이동 종점
전날 무등산 여독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어쩌다 선발대가 되어
졸업하는 친구 한 명과 천천히 먼저 오릅니다.
초입부터 돌무더기 계단 가파르게 이어지며
젊어 옆집 마실 가듯 술병 꿰차고
슬리퍼 끌며 올랐던 기억들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들머리
이른 시간에도 남녀노소
줄지어 오르고 있습니다.
Z세대와 꼰데들이 만나는 문화의 충돌 지대
민소매와 반바지 레깅스
파격적이고 민망하지만 스타일리시한 의상,
후줄근해도 편하고 여유 있어 보이는
막걸리 한 병들어있을 듯한 친근한 배낭과 의상
라때라 싸가지라
상대를 비난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말고
상대의 패기와 경험을 존중해야겠지요.
쉽진 않겠지만
존중과 배려로
두 문명이 한 데 섞일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북한산이 내어주었습니다.
숨은벽에서
20여 분 가파르게 오르면
경기도 고양에서 서울로 오가던 장꾼들이
이 고개에 다다르면 하루가 걸려 쉬어간다 하여
이름 붙여진 '하루재' 만납니다.
북한산 등반 도중 숨진 산악인들 추모하여
인수봉 바라보며 세워진 비석들 있었기에
'산악인의 영원한 안식처'라는 뜻을 가진
'영봉(靈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이기도 하지요.
하루재
백운대까지 1.4kn
전날 내린 비로 계곡 소리 정겹고
넘쳐흐른 물로 등산로도 젖어있습니다.
100산 마무리하는 친구와 가는지라
계곡물에 세수도 하고 과일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좀 더 여유롭게 주변을 즐기며 걷습니다.
조그만 암자 우이암 뒤로 귀바위 삐죽한
인수봉 구름 속 위용 드러납니다.
인수봉은 자일러들의 성지로 삼국시대에는
아기를 등에 업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부아악(負兒岳)'이라고도 불렸답니다.
가까운 산이라고 얕보고 덤비다가
등반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기도 한데,
등산 전문 웹툰인 'Peak'를 보면
이곳에서의 산악구조대 활약이 잘 묘사되어있습니다.
유튜브에서 귀바위를 자일 하나에 매달려
오르는 아찔한 영상 보고 감탄하기도 했지요.
인수봉과 귀바위 등반(유튜버 쌍둥할배 영상앨범 캡처)
계곡 따라 올라 북한산 구조센터 지나면
성곽 옆으로 본격적인 백운대 등반 시작됩니다.
기기묘묘 아찔하고 거친 암릉
좁은 길 따라 오르다 보면
오리바위 뒤로 만경대 날갯짓
하늘 향해 비상하고
철봉 잡고 낑낑 대며 가다 보면
자일러들 개미처럼 붙어있는
뾰족한 인수봉 위용 드러냅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오르내리는 산객들 많아
백운대 가는 길 정체 심합니다.
정상 너른 바위는 이미 산객들로 만원이고
태극기 아래 인증석에도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세계적 명산 치고
한구석에 누워있는 정상석이
옹색해 보여 아쉬움 줍니다.
정상석
100산 플랑카드 신기해하는 외국 젊은이들도
설명 듣고 함께 축하해주었습니다.
백운대 너른 바위 앉아
축하주 한잔에
만경봉 인수봉 너머 펼쳐진 산들과
친구들 열정 담습니다.
오리바위
하산 길
하루재 모인 친구들 합류하여
영봉 오릅니다.
다 함께 사진 찍고 삼삼오오 모여
홍어회 한 사발에 축하의 마음 전합니다.
영봉에서 바라본 인수봉
도봉산이 한눈에 조망되는
육모정 고갯길 지나
우이령 계곡 향한 긴 능선
수십 명 동호회 종친회
단체 등반으로 산이 떠들썩합니다.
아무리 맛집이라도
줄 서거나 불친절 하문 가지 않는 성격인지라
참 좋은 산이지만
휴일은 너무 번잡하다는 생각에
조용할 때 골라 오리라 다짐합니다.
육모정길에서
제법 길게 이어지는 능선
가파른 바위 길 내리다 삐끗했는데
그대로 한 바퀴 굴러 대형사고 날 뻔했습니다.
기존 쓰던 스틱이 전날 완전 망가져,
급히 들고 온 20년 전 사용하던 스틱이
내리막에서 힘을 잃고 접히면서 중심을 잃은 거지요.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지만
측방 낙법으로 팔꿈치가 까져
흘러내리는 피를 보며
'유도하길 잘했어,
기본 장비인 등산화와 스틱은 미리 잘 챙겨야 해,
아무리 여름이라도 맨살을 드러내면 안 돼'
등등 여러 생각 들더군요.
계곡서 땀 식히고
시원한 소폭으로
뒤풀이 이어졌습니다.
우이동 계곡
가야지
견뎌야지
살아야지
셋이 하나 되는
절정을 넘어서
세 봉우리 하나 되는 북한산
*2022년 8월 21일 비 온 뒤 맑게 개인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우이역~도선사~하루재~백운대~하루재~영봉~육모정길~우이동계곡 총 5.6km 5시간을 친구들 100산 졸업 축하하며 놀며 쉬며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