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심론
천지가 물에 잠겨
조계산 높은 봉에
배를 묶던 때
떠나가는 님 향해
흔들던 하얀 손
떠나야 했던 뱃전에서
삼키던 다짐
검푸른 물결 건너
오죽하면 떠나고
여북하면 보낼까
그리고 한참 뒤
선암사 해우소도
승보사찰 송광사도
두 믿음 잇는
천년불심길도
돋아났는데
건널 수도
돌아올 수도 없는
세월의 파도 지나
배바위에 남겨진
이별의 잔상
구름 위로
떠나는 배
살아온 시간 반(半), 살아갈 시간도 반, 오늘은 항상 나머지 반이 시작되는 날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