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夢

가을 단상

by 여의강


꿈에서 깨어

꿈을 꾼다


비루한 꿈을 던지고

잠은 달아났다


오전 두 시

밤에선 빨랐던 시간

새벽엔 길었다

깨어서 꾼 꿈도 길었다



아닐라오 푸른 심연

구릿빛 종아리가 핀을 차고

원시의 산호가 반짝인다

작살 끝 라푸라푸가 푸덕인다

수줍은 소년의 방카에서

여인이 웃고 있다


자메이카 황금 태양

블루 라군이 이글거린다

스쿠바로 우러른

물과 하늘의 접선은 환상이다

흰색 보트엔

여인이 눈부시다


티니안 붉은 석양

해면이 은빛 비늘을 입는다

밤바다 버디가 미소 짓는다

긴 요트엔

여인의 흰 옷이 펄럭인다


제주에서도

홍도에서도

울릉도에서도


꿈은

가라앉지 않았다


자유와

바람과

벗과

여인의 바다



오히려

새벽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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