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바람이 부는 날에

막아내기만 할 수 있을까

by 구콘

바람이 창문을 뜯을듯이 분다.

하얀 유리가 온 몸을 바쳐 바람을 막아낸다.

바람에 부딪힐때마다 아픈듯이 울고 있는 창문

괴기한 울음 소리, 오늘밤 잠은 자기 글렀다.

방안에 누워 창문이 바람에 긁힐때마다

몸을 감싸고, 싸한 한기를 마주한다.

언제나 혼자 내버려지게 했던 이들은

잠시나마 바람을 막아주던 사람이었다.

품안에 감싸주고, 괜찮다고 다독였던

따뜻했던 목소리를 가진 계절이었다.

흔들리는 삶이 지속될 줄 알았지만

자주 비가 오기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창문은 바람을 막아주고 있지만

품 안에 파고드는 한기마저 밀어내지 못했다.

바람은 흘러가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왜 그렇게 애써서 막아주었는지

떠밀려가야하는지 버텨야하는지

왜 가기 전에 알려주지 않았을까

잠깐 막아주고 떠났던 온기

저 아래 적도 부근에서

여전히 따뜻한 누군가가 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나는 또 멀리서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