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보다 두려웠던 건 식어버린 마음이었을지도
파도가 밀려오는 날엔
참을 수 없는 공허에
새벽으로 채울 수 없는 허기짐에
짙은 파랑을 뒤집어쓰고 억지로 잠을 잤어야 했다.
밀려오는 그대로 젖어버리는 날에는
삶에 두고온 것들에 의미를 주지 말았어야했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몰려오는 파도를
애써 온몸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했다.
보름달이 뜨면 밝아지는 어둠에
당신과 닿지않는 다리를 짓고
건너편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기대를 안고
굳이 꿈을 꾸지 않았어야했다.
찬 공기의 서늘함과 열병같은 미열이 당신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어야 했다.
파도가 밀려오는 날에는
내 작은 방 짜디찬 당신으로 가득차도
숨도 쉬지 않고
헤엄도 치지 않고
가라앉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