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연애 소설 1

E01. 우리는 이별일까

by 구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한다. 새로운 알람 메세지 없이 빈 앱들만 보니까 어젯밤일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두운 카페, 울고 있는 너, 고개를 돌린 나. 우리는 어제밤에 이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생각보다 담담했던 나와는 다르게 너는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다시 잘해보자라는 흔한 말은 하지 않았다. 그게 네 매력일수도 있지만, 어제 우리가 다시 잘해보기로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연 우리는 달라졌을까?

언제부터 우리는 어긋나기 시작했을까? 연애를 하지 않기로 다짐한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아서 나는 너의 손을 잡게 되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변덕이 심한 놈, 바람둥이라는 말을 뱉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너의 손을 잡고, 널 보면서 웃을 수 있다면 맹세 따위는 수백번도 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던 날들이 내게도 있었다.

씁쓸한 햇살이 창밖으로 떨어졌고, 침대를 벗어나서 냉장고에서 물을 꺼냈다. 물을 마시면서도 다시 한번 핸드폰을 확인해보았다.

[잘 잤어? 아침이야. 오늘은 날씨가 좋네~]

거짓말처럼 네가 연락이 올 것 같았지만, 조용한 집안의 공기처럼 핸드폰엔 변동이 없다. 무심한 시간만 반짝이고 있을 뿐, 변한 것은 없었다. 내던지듯 탁자위로 핸드폰을 던지고 샤워를 하기로 했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모두 눈물이라면 나는 울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을텐데... 아무렇지 않은 척 출근 준비를 하고 무심한듯 회사를 나가겠지. 아, 나는 괜찮지 않은 것 같은데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오늘 하루를 보내겠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눈물샘을 조마조마하게 마주하면서 긴장을 하겠지. 누군가 오늘 무슨일 있냐고 물어봐도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겠지.

찬물 속에서 스스로에세 세뇌하듯이 되새김질을 한다. 당신에게 안녕이란 말을 하기 까지 많은 생각들을 했다. 우리 사이에 찍히는 점이 번져 선이 되고 면이 되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나는 그리고 너는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우리는 서로에게 한 없이 깨끗하게 모든 것을 공유했을까. 멀어지는 선을 다시 덮을 수 있는 면을 왜 우리는 만들지 못했을까. 왜 나는 그리고 너는 서로의 손을 놓았을까. 넥타이를 메고, 구두를 신고 서류가방을 챙겨서 집을 나온다.

찰칵, 문이 잠기는 소리. 오늘은 뒤를 돌아보지 않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