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고 또 가까워지는 법인데
온 힘을 다해 여름을 울었는지
매미는 빈 몸뚱이를
낙엽도 부서지지 않은 차디찬 시멘트에 던졌다.
살아 생전 한번도 웃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매미는 수분이 부서진듯
메말라 떨고 있었다.
먼 길, 외롭게 떠나는 매미를 위해
귀뚜라미는 태양이 기울때마다 울어주었다.
찬 바람에 혹여 외롭진 않을까
낙엽이 떨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울었다.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릴때까지
외로운 곡을 혼자서 노래했다.
여름이 비워둔 자리에
가을이 슬며서 자리를 잡았다.
파도가 모래를 밀듯이
푸르름이 붉은 낙엽에 밀리듯이
매미 울음소리가 지나고 귀뚜라미가 이어 부르듯이
아, 떠난 자리는 무언가 늘
슬며시 자리를 채운다.
네가 떠나고 언제까지 비어있을 것만 같던 마음에도
붉게 타오르는 노을같은 사랑이 피어오른다.
잊혀지는게 아니고, 채워지는 것임을
비워지는게 아니고, 차오르는 것임을
멀리서 바라보니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