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일기를 쓰고 싶었던 날이었다. 기분 좋은 가을 바람을 맞으며 문득 남자친구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남자친구에게 뜻밖의 프로포즈를 받았다!
프로포즈를 기념하며 브런치에도 남겨보는 그날의 일기.
*브런치에는 이름 대신 남자친구 혹은 '그'로 대체하여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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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은 애틋하다.
매일 마주하는 일상의 풍경, 바삐 오고가는 길 한복판 조차도 그저 그모습 그대로 아름답게 느껴질 만큼 말이다. 내게 가을은 그렇다. 평소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을 몇 배는 더 특별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계절이다.
마치 사랑같은 것.
때로는 막연한 무기력함을 한번에 극복해버릴 만큼 어마어마한 의지를 샘솟게 만들기도 하지.
가을이 오면 종종 그런 말을 하곤 한다.
“뭐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고”
그런 계절에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
불어오는 바람이 애틋하다 느껴지는 걸 보니 비로소 분명한 가을이 왔다.
남자친구와 함께 맞이하는 3번째 가을이다. 그를 만난 3년 전 그날부터 지금까지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 시간 속에는 서로를 향한 단단한 믿음 그리고 서로를 ‘일상’ 그 이상으로 여길 만큼의 안정감이 쌓였다고 믿는다. 마치 평소 그 자리에 있었던 존재처럼 말이다.
물론 세상에 원래 그런 것도, 당연한 것도 없다. 내게 남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내가 그렇듯 말이다.
하지만 익숙함은 다시 말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함’의 동의어.
고맙게도 가을은 그런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절이다.
2025년의 가을의 유독 더 그렇다.
남자친구와의 3주년을 앞두고, 다시금 이 애틋한 인연에 대해 가만 생각해본다.
애틋한 올가을 바람을 맞으며, 나는 내게 말한다.
“그와 함께라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고”
언제나 나는, 오래도록 꿈꿔왔다. 그런 사람과 일생을 함께하는 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