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슬퍼 말아요
다음을 기약하는 이들을 보며 떠올린다.
내가 그때도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살아 있을 수 있을까?
그 무책임한 약속에 해맑게 웃으며 응할 수 있을까?
내 의지가 아닌 영역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며 씁쓸해진다.
원체 거짓말을 못하는 성정 탓에 그저 웃을 뿐이다. 대답은 하지 못하고.
현대 의학이 발달했다지만, 그 발달이 완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살리지 못한 환자들이 살린 환자보다 많은 것 같다.
그게 참... 내 의지가 아닌데.
신경계는 원래 복잡해요. UTF-16 여기 보여요? 여기 모여 있는 게 자율 신경계예요.
<?비뉷?대-?ㅻ??묒꽦?섏옄!〉-口X뾽륾퀬?뺤씤?섍퀬???몄 그래서 검사를 다 해 봐야 아는데...
b븰닛??곌뎄?꾨줈?앺듃a.EL늼?ㅻ??댁슛??컮???꾨줈?앺듃3숇뀈?비븰?꾩쨷표컮? 판정을 받고 온 거라고요? ...아니, 이게 진단받기 엄청 어려운 병이거든요. 계속 살이 빠지고 기력이 없다면 암 검사도...
어디 하나가 아프다, 가 아니라서 그래요.
근데 제가 권유하는 치료마저도 그냥 가능성일 뿐이에요. 이게 안 든다면 또 다른 병원을...
에러 코드가 뜬다.
의지로 하는 일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건너편에서 그렇게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면 전 어떡하라는 건가요.
치료마저도 가능성의 일부라고 하시면 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건가요.
전 언제까지 통증에 시달리며 허약해지길 반복해야 하나요.
돌연사라뇨? 심정지라뇨?
애초에 죽을 병이 아니랬으면서, 오히려 멀쩡하다면서 왜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어지는 건가요?
하나도 설명이 안 됐어요. 저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요.
전 이제 어떡해요?
선생님, 대답 좀 해주세요.
신따위 믿지도 않으면서, 가끔 의사한텐 맹목적으로 구는 구석이 있다.
왜 하필이면 이런 병일까.
국가 기밀 사안처럼 그 누구도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무슨 강력한 암호 코드라도 걸려 있어서 모두가 접근마저 꺼리는.
가끔은 내가 먼저 접근하려는 시도를 보이면 불쾌하다는 태도까지 보여 가며 도망치는.
왜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 처해서.
미래에 대해선 깊게 생각 않는다. 어차피 유효하지 않은 생각들이다.
그냥... 모르겠다. 아무 설명도 할 수 없는 내가 싫다. 왜 다 흐릿할까.
비참한 순간은 지나갔다. 이미 한참을 울었고, 다 흘려보냈다.
그럼에도 그냥.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선생님, 저 언제까지 살 수 있어요? 이것만이라도 확실하게 대답해 주세요.
현대 의학이 그 정도는 되잖아요. 그 정도는 해주실 수 있잖아요.
생명에 지장 없다는 말은 그만 좀 하세요. 이미 심장 기능과 뇌 혈류가 부진해서 쓰러진 적이 있는데, 생명에 지장이 없다뇨? 저 심지어 쓰러졌을 때가 기억에도 안 나요. 그냥 누가 깨워서 일어나 봤더니 전 창고에 있었고, 일으켜 세웠는데도 몇 번이고 다시 넘어졌어요.
그런데도 안심을 하라고요? 그런 개소리가 어디에 있어요.
그냥 알려만 주세요.
의대씩이나 나와서 10년 가까이 의료 현장에서 구르고 깨졌을 텐데 아직도 모르는 게 있나요? 그럼 공부를 더하세요. 그리고 저한테 답하세요.
시간이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