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의 시간
조명이 깜빡이며
어둠을 갈라놓으면
빈 무대 위,
숨과 시선
긴장 속에 서 있는다.
인물 내면이 스며
말과 몸짓,
호흡으로 흘러나와
관객 시선 위
조용히 얹힌다.
대사 하나,
침묵 하나,
걸음 하나
모두가 이야기 속 심장을 쥐고
인물의 고통과 욕망,
희망과 망설임
몸과 표정,
손끝과 발끝에서
살아난다.
그 기다림 속에
인물과 이야기를
숨죽인 채 감지하며,
미묘한 떨림 속에
호흡한다.
기대와 설렘은
달콤하지만
어깨 위에 묵직하게 놓인다.
숨죽인 순간마다
자아를 내려놓고,
인물을 들여다본다.
두려움과 희망을 입고,
목소리를 안에서 흔들며
공기 속으로,
빛 속으로,
관객에게 흘려보낸다.
무대 위의 시간은
결코 정지하지 않는다.
고도는 오지 않을지 모르고,
맡은 인물의 길도
끝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불확실 속에
길을 찾고,
감정을 쌓고,
관객과 마음으로
조용히 마주 선다.
조용히 숨을 고르는 어둠 속,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며
극은,
배우와 관객은
서로를 완성해 간다.
그 완성 속에
모든 떨림과 긴장은
예술이 되어
관객의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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