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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줄기

by 풍요로움


생각의 줄기

너랑 얘기하면

고구마 줄기처럼

땅속에서 천천히 뻗어 나와


한 줄기를 건드리면

그 뒤에 숨어 있던 사유들이

빛을 따라 올라오고

얽힌 감정과 단상이

햇살에 반짝이듯

서로 부딪혀 문장을 이룬다


많은 대화는

깊이를 잃고 단편으로 흘러


사유는 마음의 토양 속에 싹트지만

입 밖으로 나오기 전 흐름을 잃곤 해

마음속 흙 속에서만 대화를 마친다


그래서 너와의 대화가 좋아

사유가 멈추지 않고

말이 천천히 잎사귀를 틔우듯 자라

그 줄기 끝에서 새로운 내가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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