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 월급쟁이의 주식투자 분투기
2021년을 전후로 한때 파이어족이 유행했습니다.
‘나는 이러저러해서 파이어족이 되었다’, ‘퇴사 후 파이어족으로 산다’ 등등을 주제로 한 에세이가 쏟아져 나왔었죠.
외벌이로 20년을 살고 나니 은퇴 후의 삶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는데요.
2015년, '지구에 볼일이 있어 외계에서 왔다'는 막내 아이는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고, 그 당시 다섯 식구의 생존수단은 가구의 유일한 소득원인 월급 외에는 눈 씻고 봐도 없었습니다.
그다지 긴급하지 않는데도 저녁에 남아 일하거나, 주말 또는 휴일에도 회사에 나가 푼돈을 벌고는 했었는데요.
2020년경 울산에서 일할 때입니다.
퇴근 후 숙소에서 저녁 먹고 ‘야근을 위한 야근’을 하러 회사로 돌아가던 길에 한 여자 동료와 마주쳤는데, 예전에 함께 일했던 연유로 제법 친밀한 줄로만 알던 그가 그날은 나를 보고 끌끌하며 혀를 차는 게 아닙니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지금 푼돈 벌 시간이 어디 있냐"라며 타박하였고, 이어 그는 자기와 친하게 지내던 한 선배가 얼마 전 명예퇴직을 했으며,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처럼 일하지 않고도 현금이 들어오는 길을 터놓고 나서야 직장을 그만두더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길’은 미국 배당주 투자였고, 자기 선배의 일화를 들려준 그도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중이라며 자기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데 그때 머리 위에서 팍 하고 형광등이 켜지는 느낌이었네요.
며칠 후 무려 일식집에 그를 데려가 미국주식 투자법에 관한 모든 지식을 전수-그때 아마 그는 다른 여직원과의 갈등을 내게 호소했던 것 같다-받은 다음, 배당주 투자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미국주식 특히, 미국 배당주 투자 등에 관심이 쏠렸고, 실제로 미국계좌 개설을 통하여 미국 주식을 매수해 보니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각종 리스크에 시달리는 국내주식보다 마음이 훨씬 편했고, 배당도 연 배당이 아니라 분기 배당이 대부분이었으며, 월 배당하는 종목도 있는 걸 보고는 미국 배당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노동소득에만 의지한 채 아등바등하게 살던 당시 저의 눈에 세상은 파이어족으로 그득했고, 일부 투자자는 자기 경험을 토대로 동영상 채널을 개설하거나 책을 펴내는 방법으로 수억 원대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었는데요.
학창 시절 이후 책을 가까이한 적이 거의 없었던 저는 닥치는 대로 미국주식과 배당주 관련 책을 읽었고, 투자 관련 기록을 남기기 위해 그동안 신변잡기나 일기용으로 전락해 있던 블로그를 대폭 수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