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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재영 Jun 24. 2023

21. 나를 처음 알아본 사람은 누구인가?

그 사람들이 본 것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다행히도 어떤 것을 한다고 할 때 나를 비웃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못 느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ㅋㅋ) 참으로 끈덕지게 무엇을 한 적도 없는데 새로운 것을 해보겠다고 할 때마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잘할 것 같다고 응원해 준 주변인들이 참 많다.


또 나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는 내가 나중에 큰 강연을 설 것 같다고 말해주기도, 누군가는 내가 언젠가 큰 부자가 될 테니 어려울 때 도왔던 것을 잊지 말아 달라고도 하였다.(생각해 보니 내가 도움받기 부담될까 봐 그렇게 말했나?ㅋㅋ)


최근에는 친구에게 나 유튜브를 해보려고.. 했는데 의외로 또 잘할 것 같다며 응원해 줘서 갸우뚱했다.ㅋㅋ (다른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하며 현실적인 친구인데 반응이 그래서 이상했다고 하니 그 친구가 나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 아니냐는 의견을 들어서 그런가?ㅋㅋ심심풀이 땅콩의 상담이었나? 하고 또 넘어갔다)


암튼 이런 식이여서 어찌 보면 인복이 많은 건가 싶기도 하다. 근데 이 이야기들에 대해 나는 괄호 안에 써 놓은 생각들처럼 다른 이유에서는 아닐까. 그 이야기들이 날 알아봤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결국 나 스스로가 나를 알아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전에 같이 살던 하우스메이트 언니와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던 적이 있었는데 그 언니가 언젠가 "너의 주변 사람들은 다 너를 믿어주는데 정작 너 스스로는 너를 못 믿는 것 같아"라고 얘기해 주었는데 그때 그 이야기가 뭔가를 해보려고 할 때마다 종종 생각이 난다.


결국 또다시 생각해 보면 나는 주변사람들의 안목을 못 믿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주변인들은 또 서운할 수 있겠네... 하면서ㅋㅋㅋ 정말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 정말..ㅋㅋㅋ


아무튼 누군가를 알아봐 주는 것도 중요하고 그 알아봐 주는 것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어떤 것의 원동력은 어이없게도 아주 작고 사소한 칭찬이기도 하다. 이제는 결코 볼 일이 없는 그저 스쳐 지나갔던 누군가의 아주 사소한 감상말이다. 그런 것이 계속 무엇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들은 결코 사라지는 법이 없다. 사라지는 듯하다가도 상황이 되면 다시 슬금슬금 나와서 무언가를 계속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그게 고마워서 나도 누군가를 알아보려고 노력한다. 그게 아무것도 아닌 감상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잊히지 않는 그런 말이 될 수 있으니...






덧붙이는 글. 2014년 4월이면 벌써 9년 전이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요즘 글을 쓸 때 그 기억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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