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내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바로 날 수 없는 돼지가 날기 위해 토네이도에 뛰어드는 것이다.
모험은 어느 정도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근데 또 생각해 보면 산다는 것 자체가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을 걷는 거라 생각하면 인생자체가 모험일지도 모르겠다.
저 돼지 얘기를 언제 어떻게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으나 그 느낌이었던 적은 언제인지 기억이 난다. 사실, 그때 지킬 게 있었다면 나는 모험을 피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뛰어든 이유는 바로 그 시기가 내 인간관계나, 내가 수십 년 동안 붙잡고 있었던 어떤 소망들이나, 생활환경 등이 다 무너지는 시기였기 때문일지 모른다. 난 모험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객사, 동사, 아사 이런 것들이었다 ㅋㅋㅋ 그렇지만 그게 그때는 그 현실보다도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뛰어들었던 것 같다.
아드레날린이 매일 같이 치솟고, 생전 처음 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고, 한편으로는 내일이 두려워지기도 하는 그런 시기. 모험을 하면 그런 시기를 겪는다.
모험을 나는 권유하는 타입은 아니다. 수많은 행운들이 나를 지금까지 살아있게 한 거지, 얼마든지 그 모험은 무모하고 위험했고, 운이 좋지 않았다면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날개가 없는 돼지가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모험의 큰 장점이 아닐까? 모험은 그런 것들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 당장 나가서 모험을 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그치만 말할 수 있는 건 날고 싶다면 뛰어들어보라는 것. 뛰어드는 순간, 아드레날린 때문이 아니라 이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느낌에 심장이 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모험은 일상의 긴 시간보다도 훨씬 짧은 순간인데도 기억 속에서는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마치 그 시간이 인생의 엑기스라도 되는 듯이 농축진한 기억을 느끼게 해 준다.
영화 호빗을 전에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주인공에게 간달프가 모험을 떠나자고 하는데 다녀오면 전과는 달라질 거라고, 이야깃거리가 생길 거라고 하지만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은 해줄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오는데ㅋㅋ 모험의 정의를 내려주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출처 : 영화 호빗
그 영화에서 주인공의 고민의 시간은 지루하다 느낄 정도로 길었던 것 같은데 나는 공감이 간다.ㅋㅋ모험이란 그런 것 같다.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것. 그렇지만 결정하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