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 오는 날, 문득 드는 생각

비 오는 날의 작은 깨달음

오랜만에 내리는 봄비.

잔잔히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은 사무실에서 조용히 글을 써본다.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있었는지, 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잤다.

비 오는 날이면 유독 숙면을 하게 되는 건, 어쩌면 자연이 주는 작은 선물일지도 모른다.

푹 쉬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기분도 좋아지고, 머릿속도 맑아진다.


이런 날엔 괜히 마음 한켠이 따뜻해져서,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생각나는 것들을 조용히 적어 내려가게 된다.

이런 기분이면, 세상 참 살 만하다.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지금은 직원들이 하나둘 사무실로 들어오는 시간.

한 사람 한 사람 밝게 인사를 건네고, 각자의 자리로 가서 하루를 준비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참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위치에서 살아가고 있구나."

누군가는 내 삶을 바라보며 "당신이 노력해서 이룬 거잖아요"라고 말하겠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지금의 위치, 지금의 역할은 하늘에서 정해준 선물 같은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타고난 재능만 봐도 알 수 있다.

운동을 잘하는 것도, 사람을 이끄는 것도,

그 모든 것이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리더로서 살아간다는 것.

그건 누군가에게는 짐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주어진 사명처럼 느껴진다.

그 크기가 클수록 책임도 무겁지만, 그래서 더 감사하다.

오늘 같은 날이면, 그 감사함이 더 깊어진다.


나는 책을 자주 읽는다.

‘데일 카네기 인생관계론’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우리는 늘 단점을 고치려고 애쓰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한다는 것.

그리고, 그게 삶의 모습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책은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우리는 책을 읽는 순간, 좋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순간만큼은 나를 다듬고,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시간이다.


기억은 사라지더라도, 그 시간들이 모여 내 무의식을 바꾼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게 바로 독서의 힘이다.


나는 그 힘을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펼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몰랐던 무언가가 내 안에 씨앗처럼 심기기를 바라며.

그 씨앗이 자라서, 언젠가 나도 모르게 따뜻하고 좋은 선택을 하게 해 주기를.

오늘은 그런 하루다.


잔잔한 비와 음악, 그리고 책 한 권.

이 조용한 순간이, 나를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시간이라는 걸 믿으며

오늘 하루도 조용히, 따뜻하게 시작해 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딸아이를 통해 배운 사랑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