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세상은 딸을 통해 따뜻해진다
오늘은 딸아이가 유니스트에 입학한 뒤, 첫 중간고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다. 문득 생각해 본다. 딸은 아빠인 내게 어떤 존재일까?
세상은 남자와 여자로 나뉘고, 각자의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딸아이는 분명 여자아이지만, 내게는 단지 '여자'라는 말로 정의되지 않는다. 딸은 나에게 비타민이다. 그 자체로 기쁨이고, 존재만으로도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이. 딸과 함께 가족을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매일 행복하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마음속에는 늘 사랑이 가득하다. 때때로 미운 짓을 해도 "아, 또 자라고 있구나" 싶어 기특하고 예쁘다. 예쁜 짓을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다. 나는 딸아이를 바라보며, 세상도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딸의 행동은 지적하거나 비판할 대상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이해하고, 포용하며 바라본다. 세상과의 관계도 이런 마음으로 대할 수 있다면, 타인의 사랑에 반응하는 가장 좋은 에너지가 내 안에서 생겨날 것이다. 이보다 더 훌륭한 마음가짐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노력한다. 딸을 바라보는 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그리고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어준 존재, 딸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아마도 딸아이가 없었다면 나는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시도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 딸, 사랑한다. 내 삶에 수용과 포용, 그리고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줘서 고맙다. 오늘은 오랜만에 칼국수 한 그릇 맛있게 먹으러 가자. 따뜻한 국물처럼 우리 마음도 더 따뜻해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