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이끄는 삶, 이성이 잡아주는 균형

이성은 방향을, 감정은 이유를 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고, 또 조언을 들으며 살아간다. 장기를 둘 때 훈수를 두는 사람은 판이 잘 보인다. 당사자보다 더 넓게,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훈수대로 했을 때 이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왜일까?


그건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때, 특히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감정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바라보면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실제 삶에서는 매사 그렇지만은 않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의사결정의 순간에 감정보다 이성을 앞세우기 어렵다. 심지어 물건을 살 때조차 합리성보다는 감정이 먼저 작동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감정에서 더 큰 행복과 만족을 얻는다. 행복은 이성보다는 감성에서 온다. 그래서인지 감정적으로 선택한 순간들은 오히려 더 생생하고 충만한 기억으로 남는다.


요즘 나는 차를 바꿀까 고민하고 있다. 이성적으로는 지금 차를 바꿀 이유가 없다. 충분히 잘 달리고, 큰 문제도 없다. 하지만 감정은 그렇지 않다. 새 차에 대한 설렘, 새로운 삶의 리듬, 또 다른 희망이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재미있게도, 만약 누군가가 내게 같은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나는 분명 “아직은 때가 아니야”라고 조언할 것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그게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삶은, 어쩌면 애초부터 감정적으로 살아가도록 세팅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각—냄새, 소리, 촉감, 맛, 풍경—이 결국 감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조차 감정적인 만족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감정을 따라 살아간다. 감정적인 삶은 재미있고, 따뜻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성을 버릴 수는 없다. 이성은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니까. 결국 중요한 건 감정과 이성, 두 날개 사이의 균형이다. 감정을 존중하면서도, 이성을 놓치지 않는 삶. 그 균형을 잘 맞추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오늘을 더 단단하게 살아내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기본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