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보기 전에, 나를 먼저 본다

화낼 일이 아니라, 배울 일이었다

어제, 분양주택의 담장에 문제가 발생했다. 다행히 입주자께서 좋은 제안을 주셨고, 그 제안대로 대처하면 별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장 반장님께서 그 일을 대충 마무리하는 바람에, 사소한 일이 감정적인 갈등으로 번지고 말았다. 나는 순간 화가 나서 반장님께 호통을 치며 왜 그렇게 일을 처리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반장님은 일을 잘하는 면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분명한 분이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좋은 대안이 있어도 그것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기엔 늘 어딘가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런데도 나는 ‘제안대로만 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반장님께 일을 맡겼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회사의 이미지에 흠이 가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돌이켜보면, 어제 내가 반장님께 화를 낸 건 부끄러운 일이었다.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맡긴 것은 결국 나의 판단 미스였다. 그리고 그 판단의 책임을 회피한 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반장님만을 탓한 것이다. 처음부터 ‘내가 제대로 했더라면’ 애초에 이런 문제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종종 이런 상황을 반복한다.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기보다는, 상대방의 잘못부터 지적하는 습관이 있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밖에 못하지?’ 하고 바라보는 동안, 정작 나 자신을 성찰할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분명히 나를 돌아보라는 메시지였다.


우리는 살아가며 종종 타인을 비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내 안을 먼저 들여다보면 해답이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놓친 부분은 무엇인지, 내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지, 그 질문 앞에 겸허해질 때 비로소 사건은 나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이번 일 역시 마찬가지다. 왜 그런 하자가 발생했는지를 먼저 살폈다면, 왜 반장님이 어려움을 느꼈는지를 헤아렸다면, 그리고 왜 입주자가 불편을 겪게 되었는지를 생각했다면—나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배움의 순간을 피해버렸고, 남을 비판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버렸다.


세상은 언제나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환경을 보내준다. 사건은 문제이기보다 배움의 재료이고, 갈등은 나를 단련시키기 위한 시험지다. 그렇게 바라본다면, 나에게 주어진 일들 가운데 의미 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입주자에게, 반장님에게 마음 깊이 미안하다. 애초에 내가 조금만 더 신중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책임을 다하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럽고, 그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려 했던 내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다.


그래서 오늘은 나를 반성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남을 보기 전에 나 자신부터 돌아보자고. 모든 사건을 내 성장을 위한 계기로 바라보며, 더 나은 내가 되어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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