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속되고, 목표는 분명하다

미안함을 넘어

오늘 오후,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는 직원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동절기 단축근무로 인해 점심시간이 애매해진 탓에 점심을 거르고 일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며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 왜 이런 환경이 생겼을까? 사회적 분위기의 악화와 급감한 매출 탓에,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의도로 단축근무를 시행했지만,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회사만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닌데도, 왜 이렇게 미안하고 속이 상할까?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지만, 미안함이 앞서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한다. 이번 경험은 잊지 않고 기억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오래전에 읽었던 일본 경영자 마스시다 고노스케의 댐 경영 이야기가 떠올랐다. 세상은 주기적으로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며, 좋은 시기에는 나쁜 시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오늘따라 크게 다가왔다. 그러나 우리 회사는 아직 매출이 충분하지 않아 월급과 운영비를 간신히 감당하는 상황에서 이 위기를 맞았다. 소나기를 피할 준비 없이 그대로 맞고 있는 것 같다.


김승호 선생님은 "전쟁을 제외하고 회사의 어려움은 대표의 책임"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상황에서도 잘되는 회사가 존재하기에, 어려움은 대표의 통찰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각자의 사업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한 가지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리 회사의 현실이다.


회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많고, 자금력도 더 필요하다. 하지만 목표는 명확하다. 앞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 해도 불안과 걱정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런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보람을 느끼며 목표를 향해 달리고 싶다. 그러면서 이런 불시에 드는 감정들을 다스리는 것이 대표의 몫이 아닐까 싶다.


어제는 오랜만에 산행을 했다. 중간 약수터에서 지인을 만났다. 아들과 함께 산행을 나온 모습이었는데, 과거에 사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사람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느낀 점이 많았다.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어서 세상에서 거의 제명된 듯한 상황인 사람이 저렇게 멀쩡하게 아들과 산행을 하는 모습을 보고 문득 이런 감정이 들었다. 세상이 아무리 어려워도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 그리고 환경이 아무리 나빠도 먹고사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나를 믿는다.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살이 조금 빠지는 정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경험은 배울 점이 있으며, 주어진 환경은 성장의 기회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내게 주어진 감정과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경험으로 쌓느냐가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늘도 어려움이 밀려오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이 저를 지배하게 두지는 않는다. 나쁜 감정이 찾아온다는 것은 좋은 기운이 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슬픔이 오면 기쁨이 다가올 뿐이라는 것을 믿기에, 좋은 미래를 상상하며 하루를 보낸다.


오늘 새벽, 사무실에 와서 스피치 낭독 연습을 몇 시간 동안 했다. 대본을 읽으며 연습하니 보람을 느꼈다. 이 시간을 통해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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