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은 나를 위한 환경이다
어제는 TV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법률 스님이 출연하셨다. 여러 질문 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유형을 묻는 장면이 있었다. 법률 스님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가장 많다고 말씀하셨다. 누구나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이다. 가족 관계나 사회관계를 막론하고 갈등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왜 이러한 갈등이 생기는지에 대한 질문에 스님은 간단하면서도 깊은 통찰을 주셨다. 갈등은 결국 ‘내 뜻대로 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상대를 그 자체로 인정하지 않고, 나와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서 갈등이 시작된다는 말이었다.
상대를 존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우리의 성격이나 사고방식대로 상대를 움직이려는 욕심은 갈등을 초래한다. 이 말은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살면서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해왔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직원들이 제 뜻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 느끼는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회사의 대표로서 조직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고객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제 역할이다. 그러나 직원들이 때로는 좁은 시야에서 부서 이기주의적인 의견을 제시할 때가 있다. 이런 순간에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마다 경험과 관점이 다르고, 각자의 사고방식도 다르다. 이러한 차이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누군가의 의견을 존중하고, 더 나은 시각을 받아들일 때 성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부족한 행동과 태도를 보면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종종 상대를 설득하거나, 내 생각에 맞추려는 욕심을 내게 되고, 그로 인해 갈등이 시작된다. 갈등은 내가 옳고 상대가 틀렸다고 여길 때, 각자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상대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에 동의해야 하는가, 아니면 계속해서 내 주장을 고수하며 상대의 생각을 바꾸려 해야 하는가? 이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세상에서 주어지는 모든 환경이 ‘나를 위한 환경’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우리는 영혼의 성장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따라서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 자체가 나를 공부시키고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며,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가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한다 해도,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성장의 기회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세상을 나를 위한 학습의 장으로 받아들이면, 모든 것이 감사함으로 변한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일어난다. 그 상황을 극복하면 더 이상 같은 상황은 나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결론적으로 상대를 이해시키고 내 기준으로 끌어들이려 하기보다는, 상대의 행동을 보며 나를 반성하고 성장시키는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갈등과 어려움은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도구와 환경으로 변화할 수 있다. 상대가 나에게 불만과 불평을 한다면, 그것은 나를 돌아보라는 신호일 수 있다. 내가 어떤 모순을 가지고 있는지,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런 질문을 통해 나 자신을 점검하고 배울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인간관계를 지혜롭게 풀어나가며, 갈등을 성장의 환경으로 전환시키는 열쇠가 된다.
물론, 이런 과정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결국 어떤 관점으로 이러한 상황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통해 나의 영혼의 성장을 목표로 삼는다면, 우리는 인간관계를 넘어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