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아이즈가 부릅니다. 벌써 일 년
퍼포먼스 마케터로 시작해서 디지털 마케터, 그로스 마케터(라 쓰고 CRM 마케터라 읽습니다.)가 되었던
3번의 인턴 생활을 청산하고 주니어 CRM 마케터가 된 지 벌써 일 년.
입사 1주년 기념으로 그동안 배우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휘발되지 않도록,
그리고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회고록을 작성해 봅니다.
(사실 글은 한참 전에 작성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용기를 내서 입사 일 년 반이 넘은 시점에 업로드 합니다,,,ㅎ)
cf. 1년 5개월 간의 인턴 생활
1. 시간 추천 플랫폼 - 퍼포먼스 마케팅
2. 에듀테크 플랫폼 - 디지털 마케팅
3. 핀테크 플랫폼 - 그로스 마케팅
처음부터 마케팅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알바 말고 조금 더 생산적인 것을 해보고자 시작한 산학협력 단기 인턴을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퍼포먼스 마케팅을 배우고 있었고, 장기 인턴으로 연장이 되며 극극극초기 스타트업의 마케팅 담당자가 되었다.
첫 번째 회사에서는 성과를 분석하고 개선시키면서 마케팅을 업으로 삼아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을 갖고 마케터로서의 진로를 결정했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내가 콘텐츠에는 영 소질이 없지만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도출해 내는 것을 좋아하고 나름 잘한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하고 더 나아가서는 프로덕트 개선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그로스 마케팅을 하고자 세 번째 인턴을 시작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면 좋으련만 세상은 그렇지 않은 법. 그로스 마케터로 입사했지만 입사 한 달 뒤에는 CRM 마케터가 되어 있었다(물론 그로스 마케팅 업무도 조금은 했다). 들어만 보았던 Braze라는 솔루션을 공부하고 도입 QA를 마무리하고 CRM 캠페인을 운영했다. 처음에는 내가 왜 이걸 해야 되지? CRM 언급은 JD에 없었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광고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을 더 빈번하게 듣게 되고, Braze에 익숙해져 갈수록 생각이 바뀌었다. CRM의 중요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CRM 마케터로 전환은 오히려 기회가 아닌가? Braze 도입 QA를 진행하고, Braze로 CRM 캠페인을 직접 운영해 본 인턴은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충분한 경쟁력을 얻게 된 것이 아닌가!
물론 위의 이유만으로 CRM을 택한 것은 아니다.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전략을 수립하고, 서비스 내에서 메시지를 띄우며 간접적으로 프로덕트에 개입을 할 수 있고, 캠페인 라이브와 동시에 성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CRM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 CRM 티어 승급
마지막 인턴에서 CRM 업무를 하긴 했지만 CRM이 무엇인지, Braze는 또 어떻게 쓰는지 알려준 사람이 없었다. 이런저런 아티클, 강의를 찾아보며 혼자서 맨땅에 헤딩을 한 게 전부였다. 그때에 나는 CRM을 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아주 얕은 지식으로 얼레벌레 CRM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타사 레퍼런스를 보고 어쭙잖게 따라 한 게 전부였으니까.
그랬던 1년 전의 CRM 마케터 최영아는 게임 튜토리얼을 막 시작한, 연습 게임만 돌리는 아이언이었다면
지금은 어디 가서 티어를 말하는 게 부끄럽지는 않은 골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골딱이라고 불리는, 아직 챌린저까지 갈 길이 먼 티어이지만)
CRM을 게임에 비유해서 설명하자면, 플레이어(CRM 마케터)가 게임(CRM)을 잘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게임은 어떤 게임이고, 어떤 챔피언들이 있으며 각 챔피언은 어떤 스킬을 사용하고, 어떤 아이템을 써야 하는지 등 게임에 대한 이해, 지식이 없다면 티어를 올릴 수 없다. 튜토리얼 후 연습 게임만 돌리는 게 아니라 따로 공부를 하면서 연습 게임도 돌리고 일반 게임도 수없이 돌리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
입사 후 첫 2주 동안 진행되었던 온보딩에서는 1년 5개월의 인턴 기간 동안 배웠던 것보다 더 넓고 깊은 내용들을 배웠다. 마케팅 전반에 대한 내용부터 CRM, 그리고 개발 관련 내용까지. 2주 동안에 게임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을 얻은 셈이다. 그러고 연습 게임, 일반 게임(과제와 시험)을 통해 지식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나서 배치고사(실무)가 시작되었다. 배치고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기본기를 탄탄하게 배워두었으니 신규 챔피언과 업데이트되는 패치들을 따라잡으면서 배치고사를 계속 돌리다 보면 언젠가는 챌린저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 마개터로 진화 ing
인턴 생활을 하면서 개발과 관련된 부분들을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닌데, 입사 후에 훨씬 더 깊고 넓은 개발 관련 지식들을 획득할 수 있었다. 특히나 Braze와 관련된!
마지막 인턴에서 Braze를 사용할 때에는 그냥 푸시가 보내지면 보내지는 거고, 인앱메시지가 노출되면 노출되는 거고, 이슈가 있으면 Braze 공식 문서들을 찾아보다가 난 몰라~를 외치면서 개발자분들께 넘겼었다. Braze 작동 원리를 전혀 몰랐고, 그리고 개발 관련 부분들을 공부할 생각도 잘 안 했던 것 같다. (6개월이라는 끝이 있는 인턴이기도 했고 이런저런 문제로 점점 의욕이 저하되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지금 생각해 보면 얼레벌레 그 자체였다. 적어도 작동 원리는 알았어야 했는데...
이런 부족했던 부분들이 채워지니 Braze 이슈 원인을 직접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개발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별것도 아니겠지만, 개발 로직도 짜고 예제 코드도 짜면서 이슈를 해결했다. 처음에는 내가 예제 코드가 맞는지 확신도 제대로 들지 않았었고, 그래서인지 개발자와의 소통도 조금은 막막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개발 부분에 흥미를 느끼고 있달까?
개발은 아니지만 웹디자인 부분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제대로 배운 것이 아니어서 불완전한 부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짠 코드로 인앱메시지가 띄워진다는 게 여간 뿌듯한 일이 아니더라. 내가 구상한 그대로 작동되는 것을 보면 더 도전정신이 불타올라서 이런저런 인앱메시지를 만들게 되는 것 같다. (물론 하나를 완성하는 데에 시간이 여전히 오래 걸리는 건 안비밀,,,)
이전에도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걸 좋아해서 개발 관련된 부분들을 배우는 것에 재미를 느끼긴 했는데 이걸 직접 실무로 해보면서 더 흥미를 얻게 된 것 같다. 코드도 짜보고 개발 이슈도 해결하고 그러는 내 모습을 본 지인이 마케터가 아니라 마개터가 된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해주었는데, 더 이것저것 배워서 마개터가 되어보고 싶다.
N년 후에 또 회고를 작성하게 된다면 마스터까지는 약간 무리일 것 같고 다이아는 되어 있지 않을까?
그동안 이런저런 경험치를 더 쌓고 개발 관련 역량도 더 늘려서 다이아 CRM 마개터가 될 수 있도록 더 갈고닦아야지.
쓰다 보니 길어졌는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레벨업을 하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운 것들에 대해서 종종 기록할 예정입니다.
CRM에 관련된 내용일 수도, 전반적인 마케팅에 관련된 내용일 수도, 아니면 회사생활에 관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글이 써지는 대로 기록해서 업로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주제나 내용에 관한 의견도 좋고 잡담도 좋으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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