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봤다를 외치는 심마니를 기다리며
나는 38년 묵은 인삼이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나에게 양분이 되어 깊은 산속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 나 혼자 열심히 깊은 땅 속에서 자라고 있지만 내가 인삼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런 나를 비웃기라고 하듯이 밟고 지나가던 차가운 사람들의 발자국들에 담긴 냉소적인 말
“이건 딱 봐도 잡초네”
심지어 지나가던 강아지도 경멸하듯 나를 얕보며
“인삼은 무슨 내 오줌이나 받아랏”
그들의 말과 행동에 찢겨버린 자존심의 뿌리들은 혹여 더 상처받을까 두려워 점점 더 깊은 땅 속으로 숨어버리고 말았지만 나는 인삼이다.
그런 나에게도 꿈꾸는 작은 소망이 있다.
언젠간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뻔한 유명한 심마니가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나를 발견하곤
“심 봤다 이런 곳에 38년 묵은 인삼이 있다니! 심봤다”
라고 외치며 힘차게 나를 뽑아주는 일이다.
그리고 그 소망이 담긴 꾸는 꿈속에 수염이 덥수룩한 심마니는 나를 발견하고 있는 힘껏 땅 속에서 끌어올린다. 그 사람의 팔뚝에는 그간 나를 찾기 위해 겪어야 했던 일들을 증명이라도 하듯 영광의 상처들이 가득 그어져 있었고 나는 그의 팔에 당당하게 매달려 38년 묶은 인삼의 위용과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에 뿌리 하나하나마다 단단하게 빛나는 자존심의 뿌리들을 뽐내고 있었다.
비록 아직은 땅 속에 묻혀 있지만 나는 38년 된 사람으로서 삶을 사는 인삼이다. 언젠간 나를 발견해줄 그런 심마니를 기다리며 인삼 꽃밭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