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같을 줄 알았던 내가 사시나무였다.
퇴사한 지 어언 2년….
꿈을 좇아 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고 나 혼자 호텔 놀이를 하던 내가 문을 박차고 나왔었다.
나 혼자 호텔 놀이는 코로나로 인해 호텔이 휴업하게 되면서 혼자서 호텔을 출근하면서 온갖 잡무를 하게 되었을 때를 부르던 명칭이었다.
그나마 나는 그때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열심히 때우기 위해 아이패드를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인 마이 포켓이 아닌 남의 포켓에 돈이 들어가느니 나의 길을 가겠다며 문을 박차고 나왔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인스타툰을 그리게 되었고 이제 막 브런치를 시작하며 “이게 내 적성이구나 작가!! 나도 해리포터를 쓸 수 있을지도..” 싶어 졌을 무렵 다시 한번 전 직장에서 나의 이 방자함을 알아차린 것처럼 나에게 연락을 해왔다.
심지어 나는 나의 심지가 뿌리 박힌 나무처럼 강건하게 그들의 제안에 거절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의 제안에 나의 나뭇가지는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일이랑 호텔 일이라 그냥 투잡으로 해! 이 일 하면서 해도 되잖아”
“그… 그게 될까요?”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호텔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은 할 수 없다.
나는 2년 동안 놀면서 호텔일을 다 까먹었다. 심지어 영어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아엠.. 파리인 땡큐)
심지어 두 개의 호텔을 관리한다면 퇴근 시간도 알 수 없다.
더 최악은 출퇴근은 3번의 환승을 거쳐 한 시간 반동인 지옥철에 짐짝처럼 실려 다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시나무처럼 흔들리는 건 매달 노동의 결괏값이 찍히는 삶과 그렇지 못한 삶에서의 흔들림이었다. 분명 머릿속에서는 아니요를 외치고 있었지만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양해를 구하며 전화를 끊었다.
분명 인생은 늘 선택의 연속이고 내가 정한 그 선택이 늘 옳기를 바라지만 이제는 선택 자체가 무섭다는 게 지금 내가 직면한 문제이다.
To Be Or Not To Be
ps. 재입사 전화를 받고 다시 다니면 글 쓸 소재가 많이 생기려나라고 잠깐 고민했었다. 내가 참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