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오스! 내가 만든 티셔츠

여름에는 참 좋았는데…

by 야초툰

오늘은 겨울 옷을 겹겹이 쌓아 무장하고 추위를 무찌르려고 나가는 장군만큼 비장하게 나갔던 산책길에서 5분도 버티지 못하고 처참하게 패하고 집에 돌아오고 말았다.


여름 가을을 거쳐 나를 추위에 버티게 하기 위해 장벽처럼 켜켜이 쌓아갔던 살들이 나를 배신하며 하나둘씩칼 추위에 힘 없이 무너져 갔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주인에게 그러한 자신들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자리를 달라는 듯이 서로 손을 들며 나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겨우 발언권을 얻은 살이 나에게 외치기 시작했다.


“나 때문이 아니야 우리를 감싸기에도 벅찬 이 얇은 겨울 옷들 때문이라고! 왜 여름처럼 옷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니? “


“미안.. 사실 아직 여름 티셔츠들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거든…”


“리얼리?? 그럼 지금 해!“


“응 이제 해야지~안녕 아디오스~내 티셔츠들아~”

사실 나는 겹겹이 쌓인 살들 때문에 작년에 입었던 겨울옷이 더이상 맞지 않아 입을 수 없는 게 아니라 못 입게 돼버렸다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M사이즈에서 L사이즈로 넘어가기엔 아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을 차마 뱉지 못했다.


겨울 옷 디자인을 한번 해볼까요?? 너무 늦었을 수도..

키가주니 너 없어도 티셔츠는 나혼자 만들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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