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초툰 Jan 25. 2023

소설가가 소설가를 환영하는 이유

근황 talk! 드루와 드루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라는 책에서는...

소설가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자신의 영역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을 경계하거나 질투하기 마련인데, 유독 소설가들은 소설가들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팔 벌려 환영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그 말은 한 권의 소설책을 쓰기는 쉽지만 꾸준히 다양한 주제의 소설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내포하는 게 아닐까 싶어졌다.


사실 얼마 전, 알쓸인잡에서도 장항준 감독이 다시 태어나면 김영하 작가님 같은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자 김영하 작가님은 해맑게 웃으며 드루와 드루와를 외치던 모습도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말들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그 말들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그 이유는 1월부터 준비하고 있는 넥서스 공모전 때문이었다. 그 공모전의 조건이 한 번도 발표하지 않은 소설이라는 이유로 이전에 썼던 글들을 모두 배제하고 다시 무언가를 새로 쓰려고 오자 약간의 현타가 오기 시작했다.

'아... 이렇게 쓰면 저번에 썼던 것 같고, 이 주제는 너무 식상한가...'

그러다가 1월의 중순이 지나고야 말았다.

아뿔싸.. 공모전은 3월 말까지인데.. 이를 어쩐다를 아직까지 외치고 있었다.


소설가가 소설가를 환영하는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

기존 소설가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공장에서 베스트셀러를 찍어도, 장기 생존의 노하우가 없어서 한번 제품을 생산하고 안된다고 말하며 쉽게 폐업을 선언한다는 걸 말이다.


지금은 지옥에서 떨어지게 된 악마가 심리 상담소를 차리는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가늘고 길게 생존하는 공장장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잠옷 스타일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