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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초툰 Jan 31. 2023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신년 타로점을 봤다

매일 지나가는 산책길에 타로점 가게가 생겼다.

마치 스쳐가는 바람에 실린 미신도 믿는 내가 걷는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들어선 것처럼 흔들리는 영혼을 유혹하는 듯 간판에서 타로 점이라는 글자가 붉은빛으로 반짝였다.


그래서 자신을 부르는 빛나는 불을 만난 불나방처럼 그곳에 날아 앉아 버렸다. 타로점을 보는 분은 그런 나를 알아차린 것처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좋은 일이 생길 때 들어오는 곳인데 조만간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엄청난 멘트였다 그냥 지나쳤던 사람들도 뒤돌아보게 만드는 누구나 듣고 싶어 하는 그 인사말에 나도 나중에 써먹어야겠다며 마음속 깊이 고이 적어 두었다.


그분은 그런 내가 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몇 번 고개를 끄덕끄덕이더니 나에게 내가 쓰고 온 모자를 벗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더니 내 눈을 또렷하게 쳐다보며 준비된 타로 카드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엇을 알아봐 드릴까요?”

“제가 언제 성공할지 알 수 있을까요? “


파란색 빨간색 집시카드까지 섞어가며 타로 점을 치기 시작하더니 대뜸 나에게 말했다.

“1월 넷째 주부터 풀려서 2월 4일에 분명 좋은 운이 있으실 거예요? “

“그렇게 빨리 정확하게 날짜가 나온다고요?”

“네 숫자가 그렇게 보이네요 2월 4일이요 기다려보세요 “

이곳이 타로점이 아니라 신점인가? 의심스러웠지만 너무나 강건히 날짜를 말하는 타로를 보는 분의 말투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정말 곧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는 건가? 여러 가지 상담을 한 후 기억에 남는 간 2월 4일뿐이었다. 상담 후 조만간 좋은 일이 생긴다는 행복한 마음에 문을 나서면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좋은 일이 생기면 또 올게요”

“좋은 일이 생기지 않아도 오세요”


오늘도 낚였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 2월 4일 토요일을 기다리게 된다. 나에겐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날까? 유재석 님의 말하는 대로를 불러본다.


“내일은 뭘 할지
내일은 뭘 할지
꿈꾸게 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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