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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초툰 Jun 12. 2023

필라테스가 있는 나의 삶은 야초 미소와도 같다

억지 미소

분명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 주시겠다 약속했는데… 발이 떨려 그림을 그릴 수가 없었다. 내 컴플레인을 들은 필라테스 선생님은 다리 떨며 그린 그림이 더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 다리 운동을 더 빡시게 시켜주시겠다고 하셨다.

필라테스를 할 때마다 나오는 곡이 점점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분명 내가 있는 곳은 지옥인데… 계속 들리는 천국에 있다며 세뇌시키는 듯한 노래. 심지어 그 노래를 들으며 콧노래를 부르는 선생님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당신은 천국에 있는 천사인가요? 악마인가요?”

잘못이 없는데 잘못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죄송합니다 어제 라면 먹고 잤어요….

필라테스가 끝나고 잠시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나를 쳐다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졌다. 흔들리는 그녀의 동공을 보고 나는 확신했다. 내가 그녀의 미래의 모습이라는 걸…

예상치 못한 희소식이 나를 기쁘게 했다.

뽑기를 뽑을 때 가장 마주치기 싫은 문구가 다음 기회에인데… 왜 필라테스 선생님의 다음에 합시다라는 문자는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일까?


분명, 살을 뺄 거라며 굳은 다짐을 하면서 재 등록 하지만, 필라테스 샵 문을 열기 전까지 오늘은 진쫘 쨀까? 백만 번 고민하는 나의 모습에 이제는 쓴웃음마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란 요자, 산책을 싫어하는 너란 야초 우리는 어쩌면 쎄임쎄임”

산책가자고 하자 갑자기 이빨을 들어냈다.“으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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