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나간 개 집
아침 미팅을 할 때까지도 자리에 주인이 오지 않자 4층 전체의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총지배인이 자신의 사무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리사 과장님의 사직서를 들고 나왔을 때
그 웅성거림은 차가운 침묵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사무실에 멍하니 앉아 있던 나를 총지배인이 조용히 불렀다.
'마침 그 자리에 있었으니 쭉 그 자리에 있어주겠니?'
라는 말을 응축해서
“그 레베뉴 시스템은 배웠지?”라는 말을 뱉고,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입으로는 "예"라고 말했지만, 그의 눈빛을 애써 외면하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의미는 분명 그를 향해 “죄송합니다 그 자리는 싫어요"라는 의미로 목을 숙여 그 자리에 대한 그의 제안에 거절을 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 호텔을 이끌어가야 할 수장이었으므로, 나와 자신이 앉아 있던 사무실에서 나가 주인공을 뺀 나머지 4층 직원들을 불러 모아 당분간 허대리가 리사 과장을 대신할 거라고 공표하고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 상황은 집에서 키우던 개가 개집에 묶어 두었던 목줄을 풀고 도망가자
마침 지나가던 떠돌이 강아지에게 목줄을 매어
"네가 마침 우리 집 앞을 지나갔잖니~ 그러니까 이제 네가 우리 집 개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충격에 나는 리사 과장의 자리에 돌아가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그 총지배인의 발표와 동시에 문턱이 닳도록 들어오는 지배인들의 방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 순간 아마도 그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새로운 과장이 들어오기 전에 '저 아직은 어리바리한 허 대리'에게 요금을 미리 싸게 받아 놓자라는 판단을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판단은 마치 본능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내가 정신이 차리기도 전까지 급하다며 그들이 보기에도 흡족한 요금을 받아갔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넘기 힘들어했던 방 문턱을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무줄놀이를 하듯이 넘어 다니는 그들을 보며 나는 점점 정신을 차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총지배인은 빈 강아지 집 앞에 나가던 강아지에게 그냥 목줄을 채워 저 자리에 앉으면 되겠구나 싶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개는 그냥 개가 아니고 동네에서 유명한 미친개였다. 심지어 남들이 하는 질문에 “예스”보다 “노”를 더 즐겨하는 아주 그냥 미친개였으므로, 그 개에게 목줄을 채우려고 한 본인을 얼마 안가 자신이 한 행동을 후회하게 되었다.
첫 번째 후회
먼저 그들은 나에게 배움의 목적으로 레베뉴 매니저 양성 교육을 참가하게 해 주었다. 5번 참여에 100만 원이 넘었지만, 그 금액이 미래의 호텔에 레베뉴 지배인으로서 재목 키운다는 이유로 투자하게 된 것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자리에 앉기만 하면 미쳐서 나가거나, 이유 없이 잠적을 타는 일전의 레베뉴 자리의 주인들을 대신에 이제는 직접 키워보자는 생각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레베뉴의 '아싸'라는L차장과 만나게 되었다.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아닌지 L차장의 노트북이 내 자리에서 잘 보였고, 그녀의 컴퓨터 요금이 한 달 내내 빨간색이었다.
* 빨간색- 컴퓨터 요금 추천에 따르지 않고 레베뉴 매니저가 요금을 고침
그 화면을 본 나는 너무 놀라 L 차장에게 물었다.
“차장님 요금 왜 다 빨개요?”
“아! 나 이 컴퓨터 못 믿어 나는 나만 믿지!! 다 바꿨어!”
“그러면 본사에서 메일이 온다고....”
“그래서? 그들이 내 요금 결정이 불러오는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건 아니잖아
책임은 내가 지는데 지네가 뭐라고 해봤자지”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록 L 차장 뒤에 본사에서 온 직원들이 그녀는 구제불능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있었어도, 나는 그런 그녀가 멋있어 보였다. 그냥 컴퓨터가 결정한 요금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낸 결과에 대해서만 책임지겠다는 그녀가 말이다. 그리고 나도 그 교육을 다녀온 뒤에 신나게 요금을 고쳐댔고, 예상했듯이 본사에서 온 메일에 총지배인은 아직 레베뉴 과장이 뽑히지 않아, 임시로 다른 사람이 자리 대행하고 있어 아직 시스템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다고 매번 대답해야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마구 바꿔된 요금이 결과적으로 리사 과장이 예상하고 간 매출과 거의 일치하는 결과를 내어 본사에서 칭찬의 메일을 받게 되었다.
'해당 예상 월 매출 맞추기 TOP 3'에 들었다며 말이다.
어쩌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적용된 딱 그 한 달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예상 금액이 널뛰듯이 뛰기 시작했고, 총지배인은 그런 나에게 손에 땀이 나게 자주 전화를 하게 되었다.
두 번째 후회
나는 예약실에 있으면서 전화벨 금지병을 앓게 되었다. 그 병은 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내 심장도 미친 듯이 뛰는 병이었는데, 아마도 매일 전화벨이 울리는 부서에서 6년 넘게 일하다 보니 이제는 그 벨소리 자체가 나에게 스트레스가 돼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내 핸드폰 벨소리는 늘 무음이었고 진동 또한 나에게는 소음인 관계로 쉬는 날이나 퇴근 후에 전화를 자주 했던 총지배인의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아마 총지배인은
“이런 여자 처음이야!”
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보통은 다른 직원들은 총지배인의 전화번호가 찍히자마자
“예! 총지배인님!”
이라고 받기 때문에 그가 나에게
“허 대리 전화 좀 부탁해요”
라고 문자를 남길 때 그의 심정이 어땠을지 나는 상상불가였다.
하지만 조금 상상해보면 매일 전화를 하면서
"야 나 총지배인이야!! 너는 뭔데 내 전화 안 받아?"
외쳤을 수도...
세 번째 후회
그는 나에게 레베뉴 과장 임시 대행이기 때문에 결과에 책임을 지진 않아도, 총 3장에 달하는 향후 매출 현황 예상이라는 영어로 작문하라고 일을 맡겼다.
그리고 이제 막 자리에 앉아서 세 달 앞을 내다보라는 그들의 요구에 골방에 앉아서 커피를 연거푸 마시는 소설가처럼 흰 종이에 꼬부랑글씨로 "여름휴가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패키지 매출이 줄어들 것 같은 이유'에 대해서 한 장의 소설을 써서 제출했다. 그 소설의 시작은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이 수요가 늘어나서부터 시작해서 호텔 패키지 요금보다는 온라인 예약 프로모션과 매년 같은 패키지 상품으로는 가격경쟁에 무리가 있다고 마무리가 되었고, 그 보고서를 받은 총지배인은
“소설을 썼네 소설을”
라는 말로 목줄을 채우던 개의 얼굴을 이제야 봤는데 그 얼굴이 미친개임을 비로소 깨달은 것 같았다.
'아... 네가 혹시 개니? 회장님 방에 직접 전화한 애? 나한테 전화 연결해 준 그 애?"
그렇게 많은 후회 뒤에 늦게서야 그는 나의 소문을 듣고 재빠르게 레베뉴 매니저 채용 공고를 냈지만, 이미 그 집 자리는 그만둔 사람들이 저주를 내려서 사람을 쫓아내는 자리라는 호텔 내에 소문이 난 관계로 '임대문의'라는 종이만 펄럭이게 되었다.
그래도 한번 칭찬받았을 때가 있었는데, 그건 본사에 이달 매출이 떨어진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총지배인과 본사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본사 BOSS가 왜 이 호텔은 요금이 점점 싸지기만 하냐고 총지배인을 혼낸 적이 있었다. 총지배인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주변의 호텔이 많이 생겨나서 그렇고 해외 여행사 상품이 많이 팔린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 총지배인을 보며 '내 소설책을 보며 악플을 그렇게 달아대더니 결국 카피해서 말을 하고 있군요'라고 안타깝게 쳐다봤다. 그리고 그런 나를 본사 BOSS가 쳐다보더니
“네가 봤을 때 너네 요금이 작년보다 왜 떨어진 것 같냐”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생각하는 척하다가
“작년에는 호텔 모든 객실을 팔 수 있었는데, 이번해는 클럽 객실을 내부 공사를 하면서 판매할 수 있는 클럽 객실은 적어졌기 때문에 판매할 수 있는 요금이 작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라고 말하고 얼른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흔들리지 않는 나의 눈빛을 보여주었다. 비록 그 내부 공사하는 객실이 10 객실 미만이었어도, 공사는 공사라는 나의 광기가 도는 듯한 눈빛에 그 본사 BOSS는 그러냐며 알겠다고 말하며 다음 주제로 넘어간 적이 있었다. 그때 총지배인은 '미친개도 쓸데가 있다'라고 생각했다고 내가 레베뉴 부서에 적성에 맞는다며 칭찬해 주었다.
하지만 그건 어쩌면 내가 레베뉴에 적성이 맞아서가 아니라 예약실에서 판매한 경험에서 나온 답이었다.
그렇게 나는 과장 자리를 한사코 거절하면서 임시 대행 레베뉴 과장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선택이 회사에게도 인건비를 더 적게 주면서 예약실과 레베뉴 일을 같이 대행하는 꿩 먹고 알 먹고 같은 방안이었기 때문에 쉽게 새로 레베뉴 과장을 뽑지 못했다. 그러나 임시는 임시일 뿐, 그 집에 주인을 계속 비워둘 순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내 목줄이 채워지지 않기 위해, 계속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