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꺾어버린 꽃

by 지은

꽃봉오리 피우기 위해

수많은 새벽 별빛 헤었다.


단단한 씨앗 틔우려

숨죽여 맞은 이슬

끝없는 두드림


맹렬한 햇빛과

거친 소낙비 견디기 위해

모양을 바꾸며 찾은 제모습


두려움 감싸주던 알맹이 깨려

강하고 유연한 채찍질로 나를 보챘다.


노곤하게 내민 화사한 얼굴

비로소 태어난 하나뿐인 나의 꽃


세상에 고개를 들자

누군가 툭,

꺾어버린다.


당신이 손쉽게 가져간

나의 작품.


이름 없이 핀 들꽃이 아니다.

그것은 네가 앗아가 버린

내 이름을 닮은 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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